음콘협 ‘2024 MWM 콘퍼런스’…AI·가상 아티스트 영향력 논의
“AI 커버곡, 음성권 침해 등 법적 문제 야기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 아티스트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토리텔링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 이교구 대표는 26일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4 MWM 콘퍼런스’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본질에 집중할 때 가상 아티스트 산업이 발달할 수 있다”며 “청중이 공감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 서사를 만드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개최한 ‘2024 MWM 콘퍼런스’는 국내 연예기획사와 음악산업 종사자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음악산업의 역할과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다.
올해는 ‘케이팝의 확장 – AI와 버추얼(가상) 아티스트’를 주제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가상 아티스트가 가요계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 대표는 “생성형 AI 기술과 음악 창작 기술의 진보로 음악적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일반인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가상 아티스트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가상 아티스트들의 과잉 생산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무분별하게 만들어지는 서사는 결국 청중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현재도 기술 발전으로 가상 아티스트의 외형은 물론 목소리까지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향후 가상 아티스트의 영향력이 더 커지리라 예측했다.
그는 “미래 음악산업에서 가상 아티스트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확장할 수 있다”며 “K팝 시장은 기술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선도적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 박정렬 원장은 이른바 ‘AI 커버곡’의 제작 실태를 공유하며 관련된 법적 쟁점을 짚었다.
AI 커버곡은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부르는 노래를 일컫는 말로, 코미디언 박명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가수 비비의 ‘밤양갱’을 부르는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보호원이 3월 28일∼4월 11일 유튜브 내 AI 커버곡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I 커버곡은 총 1천647건이 확인됐다. 커버곡에 무단으로 목소리가 활용된 가수는 총 254명으로, 그중 아이유의 목소리를 도용한 영상이 175건으로 가장 많았다.
박 원장은 “AI 커버곡은 음성권 침해 등 현행법상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원작 작사·작곡가 등이 커버곡 제작을 위해 음원을 무단으로 활용한 것에 복제 및 전송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998년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부터 지난 3월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플레이브에 이르는 한국 가상 아티스트의 발전사를 소개했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라이엇 게임즈 김준우 뮤직 총괄이 자사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IP(지식재산)로 제작한 가상 아티스트 ‘K/DA’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2018년 데뷔한 ‘K/DA’는 데뷔곡 ‘팝/스타즈'(POP/STARS)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6억회를 돌파하는 등 게임 이용자와 음악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김 총괄은 “중독적인 훅과 군무를 앞세운 음악,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소연과 미연 등 목소리를 연기한 실제 아티스트의 역할이 컸다”며 “게임 이용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2차 창작물을 제작한 것도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게임 이용자들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라이엇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이용자 70%가 음악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용자 65%가 음악을 들으며 게임을 즐긴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서국한 한국버추얼휴먼산업협회장은 가상 아이돌의 성공전략을 분석했고, 이상헌 메타로켓 CEO는 가상 아티스트와 K팝 산업이 결합한 사례를 제시했다.
c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