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한국사·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두 개의 인도 = 아쇼카 모디 지음. 최준영 옮김.
인도는 장래에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잠룡으로 분류된다.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인구 규모는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인재들도 풍부하다. 인도 공과대학(IIT)을 떨어진 학생들이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 간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인공지능(AI) 시대를 책임질 정보기술(IT) 인재들이 즐비하다. 6~7%에 이르는 가파른 경제 성장률도 고무적이다. 포브스가 꼽은 11위, 17위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 가우탐 아다니 등 세계적 부호들도 많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직면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인도는 실업과 빈곤, 부패와 종교갈등으로 얼룩져 있다. 종교적 배타성을 강조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로 인해 국론 분열이 가중되고 있다. 오랜 시간 개선되지 않은 정경 유착, 이기적 개인주의를 만들어낸 극도의 빈곤과 빈곤 위협 앞에 시민들은 주로 종교 아래 결집하고 정치인들의 슬로건은 갈수록 극단화되고 있다.
인도계 미국인이자 프린스턴대 교수인 저자가 독립 직후부터 현재까지 인도의 정치와 경제를 총체적으로 조망한 책이다. 저자는 인도가 겪고 있는 명암을 상세하게 전한다.
생각의힘. 632쪽.
▲ 다르파 웨이 = 애니 제이콥슨 지음. 이재학 옮김.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터넷, 위치정보시스템(GPS), 스텔스 기술, 무인 드론 등을 개발하거나 개발하는 데 일조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연구기관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연구 방식을 지양하고 학계, 산업계, 정부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혁신을 이루어냈다. 그 과정에서 과감하고 도전적인 연구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가 과학 기술 혁신을 선도해온 다르파의 주요 방법과 전략을 분석했다.
지식노마드. 604쪽.
▲ 소비의 한국사 = 김동주·김재원 등 지음.
젊은 국내 역사학자들이 근현대사 속에서 나타난 한국인의 소비문화를 정리했다.
‘보릿고개’라는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한국인은 쌀밥에 대한 유별난 애정을 보였다. 1960년대부터는 라면도 별미로 인기를 끌었다. 저자들은 라면 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양식품과 농심의 라면 개발부터, 라면으로 인한 기업의 흥망성쇠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수돗물에서 생수로, 커피믹스에서 아메리카노로 변한 물과 커피의 변천사와 함께 고된 서민의 일상을 위로해 주던 소주의 변화상도 조명한다. 아울러 소비재뿐 아니라 단독주택에서 강남아파트까지 집에 대한 욕망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한편, 음악과 영화 등 취향의 변화도 살펴본다.
서해문집. 320쪽.
▲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 양미 지음.
사회운동 활동가인 저자는 8년 전 시골로 떠났다. 손노동을 하는데, 노동에서 성취를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서다.
시골에선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고, 작은 텃밭을 일구는 등 나름대로 즐거운 면이 있었다. 그러나 단점도 많았다. 교통 인프라가 불편해 자가 운전자가 아닌 이상 고립되게 쉬었고, 생각보다 개발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작동했다. 그래서인지 기후 위기, 동물권, 젠더, 인권이라는 주제는 설 자리가 없었다.
게다가 행정과 정치 현실은 엉망인데도 주민들은 그에 대해 무심하기만 했다. 한마디로 각자도생의 삶이었다. 이런 시골에서 새로운 정치,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 있을까? 책은 새 삶, 새 정치를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분투기를 담았다.
동녘. 266쪽.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