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인 가족 시트콤 ‘굿 타임스’, 영화 ‘다이하드 2’ 등 100여편 출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의 노예제를 다룬 드라마 ‘뿌리'(1977)로 유명한 배우 존 에이머스가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AP통신과 CNN 방송 등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에이머스의 홍보 담당자는 그가 지난 8월 21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의 부고가 한 달여 뒤 늦게 전해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아들인 켈리 크리스토퍼 에이머스는 성명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공유하게 돼 정말 슬프다”며 “많은 팬이 그를 자신의 ‘TV 속 아버지’로 여긴다. 그의 유산은 배우로서 그가 남긴 뛰어난 텔레비전과 영화 작품을 통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머스는 미 TV 최초로 제작된 흑인 가족 시트콤 ‘굿 타임스'(1974∼1979)에서 아버지인 제임스 역을 맡아 갖은 역경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열연해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에이머스는 2021년 타임지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는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족의 삶을 현실에 가장 가깝게 묘사한 작품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 세 시즌 동안 출연하며 높은 시청률과 호평을 끌어냈지만, 점점 흑인 가족에 대해 진정성 없는 묘사를 반복하는 백인 작가들과 대립하다 해고됐다.
이후 그는 노예제 시대 전후를 배경으로 한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원작 드라마 ‘뿌리’에서 주인공인 쿤타킨테의 성인 시절인 ‘토비’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타임지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그리고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이 역할이 내 인생을 바꿀 것을 알았다”며 “이 역은 내가 살아오면서 받았던 모든 오해와 전형적인 역할의 정점이었고, 그런 수모를 겪은 것에 대한 보상과도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 드라마로 1977년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1939년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자동차 정비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고 대학 풋볼팀 선수로 활약했다.
대학 졸업 후 미국프로풋볼 마이너리그에서도 짧은 기간 뛰었으나, 연기로 전향해 TV 쇼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굿 타임스’와 ‘뿌리’를 비롯해 ‘구혼 작전'(원제 Coming To America, 1988), ‘탈옥'(1989), ‘다이하드 2′(1990), ‘웨스트 윙'(1999∼2006) 등 100여편의 영화와 TV 시리즈에 출연했다.
두 차례 결혼했다 이혼했으며 유족으로는 딸과 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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