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스타로 만들고 본인도 그래미 2회 수상…딸·손녀와 사별 비극 겪기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1963∼2012)의 어머니이자 가수인 시시 휴스턴이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AP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그의 가족은 성명에서 그가 이날 오전 뉴저지주 뉴어크의 자택에서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고인은 그동안 알츠하이머병으로 호스피스 치료를 받아왔다고 그의 가족은 전했다.
1933년 뉴어크의 공장 노동자 가정에서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가족과 함께 교회에 다니면서 5살 때부터 성가대에서 노래를 불렀고, 10대 시절 형제들과 함께 가스펠 그룹을 결성해 활동하면서 가수로서 경력을 시작했다.
1960년대에는 R&B 보컬그룹 스위트 인스피레이션의 멤버로 활동하며 데이비드 보위, 닐 다이아몬드, 지미 헨드릭스 등 다양한 가수들의 노래 수백 곡에 코러스를 맡아 녹음했다.
1969년에는 그룹을 탈퇴해 솔로 활동에 나섰고 아레사 프랭클린과 엘비스 프레슬리 등 최고 스타들의 보컬을 돕는 백업 가수로 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아울러 반세기 넘게 뉴어크에 있는 뉴호프 침례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며 가스펠 음악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1997년 앨범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와 1999년 앨범 ‘히 리데스 미'(He Leadeth Me)로 그래미 시상식 전통 솔 가스펠 부문에서 두 차례 수상했다.
그는 1955년 첫 결혼에서 실패한 뒤 존 휴스턴과의 두 번째 결혼에서 휘트니를 포함해 세 자녀를 낳았다.
그는 특히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딸 휘트니를 팝 무대의 슈퍼 스타로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가스펠 음악 전문가인 로버트 다든은 2015년 NYT 인터뷰에서 “휘트니 휴스턴은 최고(the best)에게 훈련받았다”며 “그녀는 귀한 목소리를 타고났지만, 어떤 스타일로든 노래할 수 있었던 시시 같은 사람의 훈련과 영향력, 경험이 없었다면 그녀가 이룬 것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시 휴스턴은 딸 휘트니가 가수로 크게 성공한 뒤 함께 공연을 다니기도 했고, 휘트니의 ‘하우 윌 아이 노우'(How Will I Know)와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섬바디'(I Wanna Dance With Somebody) 같은 히트곡들의 백업 보컬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말년에 딸과 손녀를 먼저 잇달아 떠나보내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휘트니 휴스턴은 2012년 LA 베벌리힐스의 한 호텔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휘트니의 딸인 크리스티나 브라운도 비슷하게 2015년 조지아주 자택 욕조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뒤 6개월 동안 혼수상태에서 치료받다 사망했다.
휘트니는 코카인을 흡입한 뒤 욕조 안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익사한 것으로 조사됐고, 크리스티나 브라운도 엄마처럼 마리화나, 코카인, 모르핀 등 각종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주위에 충격을 안겼다.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