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레이다 프로그램 등으로 K팝 가수 성장 지원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K팝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으면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에서도 급격한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K팝 스트리밍은 지난 2018년보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362%, 미국에서는 18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K팝의 인기가 높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423%나 늘어났다.
스포티파이에서 K팝을 가장 많이 청취한 국가는 미국이었다. 이어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멕시코, 태국, 인도, 브라질, 말레이시아, 캐나다가 K팝을 듣는 ‘톱 텐’ 국가로 집계됐다.
박정주 스포티파이 코리아 뮤직팀 총괄은 “K팝은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K팝 아티스트는 음악을 통해 빌보드 등 다양한 글로벌 차트에 진입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출발한 K팝은 많은 아티스트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티파이는 10억 스트리밍을 달성한 곡을 인증하는 ‘빌리언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 블랙핑크 리사의 ‘머니'(MONEY),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등이 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방탄소년단 정국의 ‘세븐'(Seven)은 발매 108일 만에 10억 스트리밍을 기록해 스포티파이 역사상 가장 빠르게 빌리언스 클럽에 가입했다.
박정주 총괄은 “K팝 아티스트는 다양한 글로벌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협업)해 발매함으로써 국가 간 확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신규 청취자가 더욱 늘어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브라질 아티스트 아니타와 협업곡 ‘백 포 모어'(Back for More)를 냈을 때나, 블랙핑크 리사가 팝스타 로살리아와 ‘뉴 우먼'(New Woman)을 냈을 때 이들의 노래를 처음 접한 청취자 수가 급증했다.
스포티파이는 K팝의 성장이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등 정상급 아티스트뿐만이 아니라 신인 그룹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에서 가장 많이 들은 한국 음악 상위 5위에는 아일릿(1위)을 비롯해 르세라핌(3·4위)과 베이비몬스터(5위) 등 차세대 K팝 스타들이 대거 포진했다.
또 스포티파이 내 월별 청취자 수를 살펴보면 베이비몬스터 750만명, 키스오프라이프 670만명, 아일릿 1천만명에 달했다.
스포티파이는 K팝 아티스트를 위해 K팝 장르 플레이리스트 ‘K팝 온’, 아티스트 지원 프로그램 ‘레이더'(RADAR), 아티스트와 협업한 팝업 공간 등 다양한 지원책을 선보이고 있다. ‘메가 히트 믹스’나 ‘팝 라이징’ 같은 글로벌 대형 플레이리스트에 한국 아티스트가 소개되도록 지원도 펼친다.
그룹 라이즈는 ‘레이더’ 아티스트로 선정된 이후 한 달 동안 월간 스트리밍이 40% 증가했다. 이용자가 직접 생성한 플레이리스트에 라이즈 노래가 추가된 횟수 역시 같은 기간 12% 증가했다.
스포티파이는 새 월드투어 ‘라이트 히어'(RIGHT HERE) 개최를 기념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그룹 세븐틴과 협업한 팝업 행사 ‘캐럿 스테이션 서울’도 열고 있다. 지하철역을 테마로 한 이번 행사에서는 인터랙티브(상호 작용) 콘텐츠와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 코너가 마련됐다.
박정주 총괄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한국 아티스트의 음원을 스포티파이에서 처음 들은 횟수가 22억회나 됐다”며 “한국 아티스트가 작년 스포티파이에서 창출한 수익 역시 2019년 대비 3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