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희망 평화로 이어지길”…조계종, 뉴욕서 9·11희생자 추모

조계종 총무원장 “평화에 기여”…유엔에 ‘세계명상의 날’ 제안

9·11 테러 희생자 추모하는 조계종 스님들
(뉴욕=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9·11 테러 희생자 추모시설인 ‘9·11 메모리얼 풀'(Pool) 인근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4.10.9

(뉴욕=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부처님께서는 ‘모든 생명은 존귀하며, 그 속에서 사랑과 평화가 싹튼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략) 이 자리에 함께 한 모든 분들과 이 세상에 남겨진 희망이 평화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2001년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뉴욕 맨해튼 남부에 조성된 추모시설인 ‘9·11 메모리얼 풀'(Pool) 앞에 8일(현지시간) 오후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스님 약 70명이 모였고 이어 경쇠 소리가 맑고 길게 울려 퍼졌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자비와 생명의 존귀함을 강조한 석가모니의 가르침처럼 인류가 9·11 테러의 아픔을 딛고 나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아 이처럼 희생자를 위한 추모사를 낭독했다.

9·11 테러 한국인 희생자 이름에 남겨진 꽃
(뉴욕=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2001년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뉴욕 맨해튼 남부에 조성된 추모시설인 ‘9·11 메모리얼 풀'(Pool)에 새겨진 한국인 희생자 이현준 씨의 이름이 새겨진 곳에 8일(현지시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헌화한 꽃이 꽂혀 있다. 2024.10.9

선명상을 비롯한 한국 불교문화를 알리기 위해 100여명의 방문단을 꾸려 이날 미국 뉴욕에 도착한 조계종은 첫 일정으로 메모리얼 풀을 찾아가 평화를 기원했다.

스님들은 합장하며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을 추모했고 이어 풀 둘레를 한 바퀴 돌며 한국인 희생자 이현준 씨의 이름이 새겨진 곳 등에 꽃을 꽂았다.

9·11 테러 희생자 이름 앞에서 손 모은 스님들
(뉴욕=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왼쪽)이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에 조성된 9·11 테러 희생자 추모시설인 ‘9·11 메모리얼 풀'(Pool)에 새겨진 한국인 희생자 이름에 헌화한 뒤 합장하고 있다. 2024.10.9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선명상 보급에 나서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오전 ‘세계 명상의 날’을 제정해달라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안했다.

진우스님은 조계종 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스님 등을 통해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전달한 서한에서 명상이 “마음을 평안하게 하여 공동체의 평화를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이같이 제의했다.

진우스님은 격차 확산, 환경 위기, 정치·사회적 긴장 심화, 전쟁 등 지구촌이 직면한 문제를 거론하고서 “항구적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은 기술·제도의 발전을 넘어 제5차 혁명이라 할 수 있는 정신문명의 혁신을 통해 개인이 스스로 내면을 성찰해 마음이 평안해질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024 국제선명상대회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9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4 불교도 대법회(2024 국제선명상대회)를 찾은 불교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조계종이 서울 개최한 국제선명상대회에서 약 3만명이 함께 명상하는 등 명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하고 있다고 소개하고서 “유엔이 국제기념일로 공식 제정하여 전 세계인들이 함께 명상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승려와 종무원 등으로 구성된 조계종 방문단은 이날부터 13일까지 뉴욕 일대에서 선명상 특강, 연등회 체험 행사, 사찰음식 시연, 원각사 창건 50주년 기념법회 등으로 한국 불교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벌인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