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쓴 북유럽 정통 스릴러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완전한 구원 = 에단 호크 지음. 김승욱 옮김.
윌리엄 하딩은 10대에 데뷔한 서른두 살의 영화배우로, 톱스타의 남편이자 두 자녀의 아빠다. 셰익스피어의 연극 ‘헨리 4세’에서 역할을 맡아 브로드웨이 데뷔를 앞둔 하딩이 첫 대본 연습을 하는 날, 그가 저지른 실수로 파탄 난 결혼 생활이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배된다. 어머니, 연출가, 동료 배우, 심지어 택시 기사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그에게 훈계를 늘어놓고, 하딩은 망가진 자신을 벗어나 다른 사람이 될 유일한 기회인 연극에 매달린다.
‘완전한 구원’은 미국의 배우이자 소설가인 에단 호크가 20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인 연극 무대는 에단 호크가 연기와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던 공간이다.
영화 경력을 쌓아가는 동안 틈틈이 연극 무대에 서며 가장 잘 쓸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연기’임을 깨달은 그는 이 작품에 35년간 배우로 살아오면서 배우고 생각한 모든 것을 풀어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하딩에게 전수하는 연기론은 곧 인생론으로 읽힌다.
“극장에서 연기하는 것이 나한테 이렇게나 고귀한 직업인 이유가 바로 이거야. 무대에서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애쓰다 보면, 인생에 집중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네. 모든 환상과 혼란에서 벗어나 명징한 현재에 살게 되는 거지.”(314쪽)
다산책방. 344쪽.
▲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 = 헬레네 플루드 지음. 권도희 옮김.
일요일 저녁 아파트 위층 이웃 요르겐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와 불륜 관계였던 리케는 요르겐이 죽었다는 사실에 이제 모든 것을 묻어버릴 수 있겠다고 안도하지만, 곧 남편과 경찰에게 요르겐과의 관계를 스스로 밝혀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런 와중에 딸의 이유 모를 반항과 고양이 연쇄 살해사건이 리케를 혼란스럽게 한다.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직면한 리케는 점차 불안을 넘어선 광기에 휩싸인다.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는 노르웨이의 심리학자이자 소설가인 헬레네 플루드의 두 번째 소설이다. 작가는 데뷔작 ‘테라피스트’로 북유럽 스릴러 소설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이번 작품 역시 음울한 정통 북유럽 범죄소설의 매력이 가득하다.
플루드는 대학병원에서 폭력과 트라우마로 인한 수치심과 죄의식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했던 경험과 정신질환과 범죄심리에 관한 전문지식을 소설로 솜씨 좋게 풀어냈다.
푸른숲. 528쪽.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