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스마일’ 2년 만의 속편…나오미 스콧 신들린 연기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2022년 10월 개봉한 할리우드 공포영화 ‘스마일’은 제작비의 열두 배에 달하는 수익을 내 그해 전 세계 공포영화 흥행 1위에 오른 작품이다.
인간을 광기와 죽음으로 끌어들이는 초자연적인 힘을 소름 끼치는 기괴한 미소로 그려낸 이 영화는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세계관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스마일’은 세계적인 흥행이 무색하게도 국내에선 10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속편 ‘스마일 2’가 16일 개봉했다. 2년 만에 확 달라진 분위기로 돌아와 국내 흥행에 재도전한다.
‘스마일 2’는 해외 순회공연을 앞두고 압박감에 시달리던 팝스타 스카이(나오미 스콧 분)가 밤중에 남몰래 마약 중독자인 친구 루이스(루카스 게이지)를 찾아갔다가 그의 끔찍한 자살을 목격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 광기로 치닫다가 기괴한 미소를 지으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이를 지켜본 사람이 저주에 빠지듯 똑같은 비극을 겪게 된다는 전작의 설정이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그러나 극의 분위기는 전작과 확연하게 다르다. 이는 주인공 스카이가 팝스타라는 점과 직결된다.
환자의 자살을 목격하고 광기에 빠져드는 정신과 의사가 스스로 광기의 근원을 추적해가는 전작이 지적이고 정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이번 작품은 감각적이고 동적인 느낌이 두드러진다.
화려한 무대, 현란한 안무, 군중의 환호를 배경으로 점점 미쳐가는 톱스타의 내면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속도감 있게 그려진다. 감각적인 영상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스마일 2’에서 음향은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스카이의 어지러운 환상 속 존재들의 미소 못지않게 기괴한 음악이 등골을 서늘하게 하고, 충격적인 장면으로 이어지곤 하는 정적은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인 ‘스마일 2’는 잔인한 장면도 적지 않지만, 이를 남용하지는 않는 느낌이다.
‘스마일 2’의 오프닝 시퀀스는 전작 ‘스마일’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것을 암시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독립적인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작을 안 본 관객도 영화를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국내에서 1천2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알라딘'(2019)의 자스민 공주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나오미 스콧은 광기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면서도 속절 없이 끌려 들어가는 톱스타를 실감 나게 그려낸다. 가수이기도 한 그는 스카이의 노래와 안무를 직접 소화했다.
전작을 연출한 파커 핀 감독이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다. 전작의 제작진도 대부분 합류해 세계관의 연속성을 지켜냈다.
127분. 청소년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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