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 20집에서 완벽주의자 면모 과시…”한 곡에 몇개월 연습”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최주성 기자 = 11년만의 정규 음반인 20집 ’20’을 발표한 ‘가왕'(歌王) 조용필은 22일 “조금 더 노래를 할 수 있는 목소리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그것은 연습을 통해 조금 더 스트롱한(강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데뷔 56년 차에도 변함없는 의욕을 과시했다.
그는 이날 신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록곡 ‘왜’에) 몇 개월을 연습했다”며 “가사들 가운데 가장 잘 맞는 것을 선택해서 녹음을 이 곡으로 했다. 창법, 가성, 노래의 전달력 등 이런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며 완벽주의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전 세계에 부는 K-컬처 열풍에 대해서는 “나도 좀 늦게 태어나 키 크고 잘생겼다면”이라며 너스레도 떨었다.
다음은 조용필과의 일문일답.
—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앞으로의 목표는.
▲ 그런 계획은 없다. 조금 더 노래를 할 수 있는 목소리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것은 연습을 통해 조금 더 스트롱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창법 변화에 신경을 쓴 부분이 있나.
▲ 내 소리가 솔직히 ‘옛날 조용필’은 아니다. 나의 상태를 스스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것에 맞게 해야지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이전 앨범은 ‘절제’라는 단어를 붙이고 작업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준비했나.
▲ 끊임없이 연구했다. 어떤 노래는 내가 그대로 흉내를 내고 싶은 곡도 있었는데, 나는 나로서의 요만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 창법이 되지 않으니 그 곡을 듣고 나름대로 연습도 많이 해봤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튜브에는 좋은 가수가 정말 많다.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 이번 앨범에서 특별히 사운드에 공을 들인 부분이 있다면.
▲ 나는 곡을 선택할 때 사운드를 굉장히 많이 신경 쓴다. 멜로디를 떠받치는 사운드와 음색을 생각하고, 그것이 내 마음에 들면 (작업을) 시작한다. 1980년에 ‘창밖의 여자’와 ‘단발머리’가 나왔는데 세운상가에서 전자드럼을 사고 직접 쳐서 ‘뿅뿅뿅’ 하는 소리를 만들었다. 사운드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남달랐다. 그룹(사운드) 출신이라서 그런 것 같다.
—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창법이 몰입감을 높이는데, 창법의 변곡점을 결정하는 요소는.
▲ 이렇게도 불러보고, 저렇게도 불러보며 녹음하는 것이다. ‘이게 더 낫구나’ 하고 찾는 혼자만의 싸움이다.
— ‘그래도 돼’는 누군가를 위한 응원가인데,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무엇이든 힘든 과정이 있어야 하나의 것을 완성할 수 있다. 힘들다고 계속 힘들어하면 결국 못한다. 힘들어도 일단 끝을 내 봐야 그것이 ‘요만한’ 것이라도 나중에 발전시킬 수 있다. 무조건 힘들어도 해야 한다.
— 과거의 나에게 ‘그래도 돼’를 들려줄 수 있다면.
▲ TV에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1990년대 말에 가니 지방 콘서트에서 2층에 관객이 없더라. ‘내 히트곡이 몇 개인데 이렇게 안 올까’ 하고 생각했다. 그때가 아마 제일 자기 자신에 대해 실망스러웠다.
— ‘왜’라는 곡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던데.
▲ 굉장히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 곡이다. 내가 그 많은 곡을 내며 이 곡만큼 연습을 많이 한 곡은 없었다. 몇 개월을 연습했다. 각기 다른 가사 가운데 가장 잘 맞는 가사를 선택해 녹음을 이 곡으로 했다. 창법, 가성, 노래의 전달력 등 이런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
—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성과에 대한 생각은.
▲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엄청나지 않은가. 물론 처음에는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도약해 선진국에 들어왔고, K드라마·K팝·K푸드 등이 1990년대 말부터 조금씩 발전해 나갔다. 나는 갑자기 BTS(방탄소년단)가 (월드스타가) 된 것으로 알았는데, 그 전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샤이니 등 K팝이 외국에 정말 많이 어필이 됐다. 나도 좀 늦게 태어났으면, 키가 크고 잘생겼다면 어떨까 싶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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