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물을 활용한 서커스, 공연장 사방을 덮는 조명과 꽃가루 등 관객을 압도하는 비주얼의 공연들이 잇달아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21일 공연계에 따르면 올가을에는 ‘루치아’,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등 시각적 요소를 강조한 작품들이 개막한다.
오는 25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개막하는 ‘태양의서커스 루치아'(LUZIA)는 멕시코의 문화와 자연, 신화를 모티브로 곡예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낙하산을 타고 온 여행자가 멕시코의 바다와 영화 스튜디오 등 곳곳을 모험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1만 ℓ에 달하는 물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빗속에서 축구공을 민첩하게 다루는 등 물과 함께하는 곡예가 펼쳐지고, 실물 크기의 말과 재규어 모형이 등장한다. 플라멩코 기반의 열정적인 음악이 관객을 멕시코로 초대하는 가운데,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을 스크린 삼아 이미지를 투영하는 등 풍성한 볼거리들이 마련된다.
‘루치아’는 사전 예매율이 높아 개막 전부터 9만석 이상의 좌석을 판매할 정도로 국내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서울 공연에 이어 부산 공연도 확정했다. 내년 1월 13일부터 2월 4일까지 해운대 센텀시티 내 빅탑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서울숲 FB씨어터에서 열리는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은 벽과 천장 등 공연장 전체를 활용한 무대를 선보인다.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은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 슬픔과 환희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미친 퍼포먼스’를 표방하는 공연으로 화려한 조명, 천장에서 흩날리는 꽃가루와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이 이어진다.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것이 공연의 핵심.
배우들은 몸에 와이어를 매달고 전속력으로 트레드밀 위를 질주하는 곡예를 선보이거나 벽을 달리는 장면을 연출한다.
‘푸에르자 부르타’는 오는 24일 개막을 앞두고 있었으나 개막이 11월 17일로 미뤄졌다.
제작사 크레센트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를 통해 “잦은 우천으로 인해 공연장 지반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며 제작 일정을 연장하게 됐다”며 “안전하고 완벽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대학로 일대에서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도 시각적 요소를 강조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19∼20일 종로 삼일대로 일원에서 열리는 거인아트랩의 ‘인.투'(In.To)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관객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다. AR 기기를 착용한 관객은 2023년의 서울을 걸으며 독립운동이 펼쳐지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관객은 증강현실을 통해 지시되는 역할을 수행하거나 퍼포먼스를 관람하며 독립에 대한 관점을 나누게 된다.
오는 28일 김포문화재단 통진두레문화센터에서 열리는 버블 퍼포먼스 ‘시간여행자’도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하다. LED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동심을 자극하는 어린이 공연이다.
c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