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 서부중학교 설립 예정 부지에서 탐라시대 유물이 나와 문화재 정밀 발굴 조사가 이미 수차례 미뤄진 개교 시기에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다.
28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이 제주고고학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8월부터 진행한 문화재 시굴 조사 결과 수혈유구(주거지 흔적 등 구덩이) 50기, 구상유구(도랑 형태) 21기, 주혈군(기둥 자리)등이 확인됐다.
또한 이곳에서 우물로 추정되는 유구와 토기 조각 등이 발견되면서 용역진은 이를 탐라시대 전기 취락 유적으로 판단했다.
조사는 전체 대상 면적의 10%에 대해 31개의 구획을 정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 자문위원회에서는 부지 전체에 대한 정밀 발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교육청은 현 상황을 문화재청에 보고해 조사 계획이 확정되면 문화재 정밀 발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사 기간은 7∼8개월로 예상된다.
조사를 통해 발굴된 매장문화재에 대해서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현지보존, 이전보존, 기록보존 등 보존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이 중 ‘현지보존’을 하게 된다면 해당 부지에 학교 설립을 할 수 없다. ‘이전보존’으로 결론 나더라도 유물을 옮기는 과정에 시일이 걸리게 된다.
발굴 내용을 기록하는 ‘기록보존’으로 결론 나면 계획에 큰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서부중 설립은 2018년부터 추진돼왔다. 당시 202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했으나 토지 매입 등의 문제로 개교 시기가 여러 차례 미뤄졌다.
토지주와 협의에 난항을 겪으며 애초 확정했던 설립 예정지를 인근의 다른 토지로 변경하기도 했으나 일부 필지 매입이 성사되지 않아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교육청은 현 김광수 교육감 취임 후 올해 들어 토지 수용 절차에 착수, 지난 7월 토지주와의 협의가 성사돼 남은 필지를 모두 매입하면서 설립에 탄력을 받아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문화재 정밀 발굴 조사 결과에 따라 개교 시점이 또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부중 설립은 제주시 서부지역 중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외도1동 부지 2만5천950㎡에 30학급, 843명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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