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거미집’으로 개막…10일까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김지운(59) 감독의 영화 ‘거미집’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 관객들과 다시 만났다.
프랑스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이날부터 10일까지 진행하는 김 감독 전작 회고전에서다. 거미집이 프랑스 관객들에게 선보인 건 지난 5월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이후 5개월여만이다.
회고전의 주인공인 김 감독은 이날 영화 상영 전 무대에 올라 파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 파리에 2∼3개월 있었는데, 그때 당시 샤요 쪽에 있던 시네마테크에 가서 영화를 한 100편 정도 본 것 같다”며 “당시 세계 각국 영화 천재들의 무수히 많은 걸작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감독이 돼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제가 영화를 하겠다고 결심한 곳이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라며 “언젠가는 내 영화가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꿈을 키웠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감독은 이번 파리 방문이 대략 서른번째라고 한다. 한국의 집 빼고 제일 많이 다닌 곳이 파리일 거라며 애정을 보였다.
영화 ‘거미집’에 대해선 “한국에는 ‘웃픈’이란 말이 있다. 웃기지만 슬프다는 신조어인데 거미집이 바로 그런 영화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한국의 ‘웃픈’ 코미디 정서를 여러분도 즐겁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상영 전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측은 깜짝 선물로 김 감독 이름이 새겨진 황금 명패를 전달했다. 김 감독 이름의 좌석도 헌정했다.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엔 김 감독이 직접 관객들과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밀정’, ‘달콤한 인생’, ‘조용한 가족’,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장화, 홍련’, ‘반칙왕’ 등 김 감독의 대표작들도 돌아가며 상영된다.
개막작을 보러 온 프랑스 영화 감독이자 강사인 파스칼-알렉스 뱅상(56)은 “제 학생들이 김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 영화가 매우 살아있고 즐겁다”며 “할리우드에서도 충분히 통할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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