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많은 관객도 즐길 수 있는 공포…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

동명 게임 영화화…귀여운 캐릭터들의 ‘호러테이닝’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마이크(조시 허처슨 분)는 열 살쯤 되는 여동생 애비(파이퍼 루비오)와 함께 살아가는 청년이다.

개럿이란 이름의 남동생도 있었지만, 어린 시절 마이크의 눈앞에서 괴한에게 납치돼 사라졌다.

이 사건의 트라우마를 겪는 마이크는 일자리를 구해도 오래 버티질 못한다. 애비에게 떨어지는 양육수당을 노리는 욕심 많은 이모는 마이크가 부양 능력이 없는 걸 문제로 삼아 애비의 양육권을 빼앗으려고 한다.

애비와 헤어지지 않으려면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할 판이 된 마이크는 울며 겨자 먹기로 1980년대 어린이 집단 실종사건으로 문을 닫아 유령의 집처럼 남아 있는 피자가게의 야간 경비원으로 취업한다.

에마 태미 감독의 신작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마이크가 이곳에서 며칠 동안 겪는 일을 그린 공포영화다.

같은 제목의 비디오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프레디, 보니, 치카, 폭시, 컵케이크 등 게임 속 애니메트로닉스 캐릭터가 등장한다. 애니메트로닉스는 테마파크 같은 곳에서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을 하고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가리킨다.

개럿이 납치되는 순간의 꿈을 거의 매일 꾸는 마이크는 언젠가는 꿈에서 범인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

마이크가 피자가게에서 꾼 꿈엔 처음 보는 아이 다섯 명이 나타나고, 그는 경찰관 바네사(엘리자베스 라일)의 도움을 받아 이 가게의 비밀에 접근한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꿈에서 헤매는 청년, 돈 욕심에 아이의 행복을 깨뜨리려고 하는 어른, 무서운 사건의 비밀이 숨겨진 가게 등과 같은 설정에 관객은 뭔가 의미심장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지만, 이야기는 의외로 단순하게 마무리된다.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령이 나올 것 같은 가게에서 밤에 혼자 근무하는 경비원이 느낄 법한 으스스한 분위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애니메트로닉스 캐릭터가 갑자기 화면에 나타나면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귀여운 모습의 캐릭터들이 일으키는 공포엔 어딘가 코믹한 요소가 있기 마련이다. 이 영화가 공포와 유머를 섞은 ‘호러테이닝'(‘호러’와 ‘엔터테이닝’의 합성어) 장르로 분류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공포영화를 보다가 무서운 장면이 나오기만 하면 눈을 감아버리는 관객도 이 영화는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외신에선 ‘호러 입문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북미 지역에서 지난달 27일 개봉한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 블룸하우스의 작품으로는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동명 게임을 개발한 스콧 코슨은 이 영화의 각본 집필에 참여해 게임의 세계관을 영화에 녹여냈다. 애니메트로닉스 캐릭터는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니라 손으로 제작한 실물로, 스턴트맨이 그 안에 들어가 연기했다.

마이크 역의 조시 허처슨은 할리우드 판타지 흥행작 ‘헝거게임’ 시리즈에 출연해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배우다. 에마 태미 감독의 전작으로는 공포영화 ‘더 윈드: 악마의 속삭임'(2018)과 다큐멘터리 ‘페어 체스'(2015) 등이 있다.

15일 개봉. 109분. 12세 관람가.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