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재즈쿼텟 “K-재즈 갈망 생겨…이제 우리 색깔로 표현할 때”

국내 거장 재즈 4중주 밴드…이달 19일 단독 콘서트

서울재즈쿼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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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이른바 ‘K-재즈’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이에 지난 1년간 국악인과 국악 장단에 맞춰보거나, 한국적 느낌이 나는 곡을 만들어왔습니다.” (이정식)

한국 재즈계의 ‘어벤져스’라고 할 수 있는 네 중년 신사가 지난해 약 25년 만에 다시 뭉쳤을 때, 음악 팬들은 ‘전석 매진’으로 이들에게 화합했다.

이들은 약 1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단독 콘서트에서 국악과 접목한 K-재즈를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바로 한국 최고의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62), 조용필과위대한탄생의 드러머를 지낸 김희현(71), ‘재즈 베이스 교본’을 펴낸 베이시스트 장응규(70), 1990년대를 대표한 피아노 연주자 양준호(59)가 뭉친 서울재즈쿼텟이다.

오는 1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리는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이들을 최근 서울 여의도 연습실에서 인터뷰했다.

김희현은 “그전보다는 성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젊었을 때는 ‘팍팍’ 직선적이었다면, 세월이 흘러 음악적으로 ‘둥글둥글’해졌다”고 과거와 달라진 점을 짚었다.

그는 “재즈에는 미국 아프리카계 흑인과 유럽에서 이민 간 백인들의 역사가 녹아 있지 않느냐. 아프리카의 민속 음악과 유럽의 클래식이 섞여 있는 셈”이라며 “그렇다면 내가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우리의 국악도 재즈에 녹여내 표현해보자고 생각했다. 다행히 이정식도 국악에 관심이 있더라”고 설명했다.

김희현은 “우리도 이제 재즈 같은 문화를 우리의 색깔대로 표현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정식은 “음악은 영적인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동양과 서양 간 교통이 그간 이뤄졌다”며 “우리도 이번 공연을 통해 국악의 어떤 점을 녹여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드럼으로 장단을 표현하거나 내가 색소폰 연주에 한국적인 기법을 쓰는 식”이라고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서울재즈쿼텟은 이번 콘서트에서 ‘뱃노래’, ‘온 더 웨이 홈타운'(On the way hometown)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정식은 “젊었을 때는 그 당시에 많이 연주되던 곡을 답습하듯 했다면 세월이 흐르면서 멤버들이 각자 국악인과 교류도 해왔고, 국악의 리듬이나 장단 접목에도 힘썼다”며 “김희현은 아예 중앙대 국악대학에서 타악을 가르치는 등 국악에 조예가 무척 깊다”고 말했다.

서울재즈쿼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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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멤버는 1980년대 중반 팀 결성 이후 재즈 밴드로는 이례적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펼치는 등 1980∼90년대 한국 재즈의 중흥기를 이끌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이 해체 이후 약 25년 만에 다시 뭉쳤던 지난해 콘서트는 전석 매진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장응규는 “지난해 공연이 끝나고 보니 우리가 젊었을 때 관객으로 뵌 분들이 와 있더라”며 “이분들도 우리를 그만큼 보고 싶었다는 것이 아니냐. 나도 그분들도 모두가 감회가 남달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정식은 “지난해 공연이 끝날 때 관객들이 전부 기립 박수를 쳤다”며 “이 장면을 보고 ‘우리가 잊히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계속 열심히 해야 할 무언가의 이유를 찾은 느낌”이라고 그날의 감동을 되새겼다.

서울재즈쿼텟은 이번 콘서트에서 장르를 망라하는 재즈의 모든 것을 보여줄 계획이다.

한국 재즈 1세대 보컬리스트인 김준과 2022 한국대중음악상 재즈보컬음반상을 받은 마리아킴이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이들에게 힘을 보탠다.

“공연에서 늘어졌다 조여졌다 하는 부분, 혹은 기쁨과 슬픔을 각각 표현한 부분을 찾아보시면 감동이 두 배가 될 겁니다. 우리 재즈에는 희로애락이 모두 녹아있거든요.” (김희현)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