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신인 대거 기용 개콘, 4.7% 출발…’기시감’ 지적도(종합)

3년 반 만에 복귀…시청자 기대 못 미친 듯

‘개그콘서트’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4%대 시청률로 출발했다.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2TV에서 전날 오후 10시 40분 방송된 ‘개그콘서트’ 1천51회는 시청률 4.7%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6월 26일 방송한 1천50회가 기록했던 시청률 3.0%보다 높은 수치다. 돌아온 ‘개그콘서트’를 향한 시청자의 궁금증이 반영된 결과다.

이날 방송은 기약 없이 중단을 결정했던 3년여 전 무대에 선 출연진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편집해 내보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찍은 건 마침표가 아닌 쉼표’, ‘그리고 3년 4개월 하고도 20일’이라는 자막과 함께 무대의 막이 올랐다.

가장 먼저 선보인 무대는 ‘개그콘서트’의 장수 코너인 ‘봉숭아 학당’이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교실로 꾸며진 무대에서 코미디언 김원효가 선생님 역할을 맡고 다른 코미디언들이 차례로 준비한 유머를 펼쳤다.

저출생으로 전교생이 두 명뿐인 ‘금쪽유치원’, 외국인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고부갈등을 그린 ‘니퉁의 인간극장’, 결혼을 장려하면서 도리어 결혼하기 어려운 현실을 풍자하는 ‘대한결혼만세’ 등 사회상을 반영한 코너들이 무대에 올랐다.

‘개그콘서트’의 공백기에 인기를 얻은 유튜브 콘텐츠를 무대에 올린 점, 신인 위주로 무대를 구성해 새로움을 추구한 점이 눈에 띄었다.

유튜브 코미디 채널 ‘폭씨네’의 김지영과 박형민이 출연한 ‘니퉁의 인간극장’은 순간 시청률 7%로 이날 방송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유튜브 코미디 채널인 ‘하이픽션’의 ‘조선 스케치: 내시 똥군기’는 사전 녹화된 영상이 재생됐다.

과거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이끌었던 김원효, 정범균은 코너의 전면에 나서기보다 진행자 내지 보조자 역할을 맡는 모습을 보였고, 대부분의 코너가 신인 위주로 짜였다.

마지막 코너인 ‘소통왕 말자 할매’에는 보이그룹 제로베이스원이 특별출연했다. 관객석에 앉아있던 제로베이스원은 무대에 올라 안무를 선보였다.

‘개그콘서트’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제작진과 출연진의 여러 노력에도 기시감을 떨치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소개팅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데프콘 어때요’와 드라마와 현실을 비교하는 ‘팩트라마’ 등은 옛 ‘개그콘서트’나 다른 공개 코미디에서 인기를 끌었던 코너들과 비슷한 이야기와 캐릭터 구성이었다.

촬영 당시 관객의 반응이 좋았던 부분 가운데 선정적인 발언이 담긴 내용을 편집으로 덜어낸 결과 방송분은 재미가 밋밋해져 아쉬움을 남겼다.

코미디언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남현승은 ‘봉숭아 학당’ 출연분이 모두 편집됐다. ‘진상 조련사’와 ‘숏폼 플레이’ 등도 상당 부분이 잘려 나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코너들이 식상했다거나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고, 일부 코너가 출연자의 외모를 비하한 점이나 아이돌그룹을 홍보하는 데 분량을 할애한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개콘(개그콘서트)이 저런 식으로 나오다간 ‘웃찾사’ ‘코빅’ 같은 프로그램이 못 나오겠다”고 썼고,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새로운 게 전혀 없었다”, “과분한 시청률이 나온 것 같다”, “보는 내내 한 번도 웃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