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사옥서 시상식…김의경·이정연 등 역대 수상 작가 대거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 작가 김하율(44)은 “이 소설(당선작)로 인해 제가 간접적으로 목도한 사건들이 다시 한번 세상에 나와 숨 쉬는 작은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하율은 2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수림문학상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오래오래 살아남아 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상작 ‘이 별이 마음에 들어’를 집필한 때를 떠올리며 “작년에 늦둥이를 출산하고 바로 이 소설을 써 아직 두 돌이 안 된 아기 둘을 보는 기분”이라며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이날 시상식에는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과 최규학 수림문화재단 이사장, 유진룡·김충식·전경희 수림문화재단 이사, 심사위원장인 소설가 성석제, 심사위원인 문학평론가 정홍수와 소설가 양진채 등이 참석해 수상자를 축하했다.
역대 수상 작가로는 올해 심사에 참여한 김혜나(4회), 김의경(6회)을 비롯해 최영(7회), 지영(9회), 이정연(10회)이 자리했다.
성기홍 사장은 개회사에서 “수림문학상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 소설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면서 젊고 패기 있는 작가들이 꿈을 잃지 않고 도전할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하율 작가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번 수상을 통해 김하율 작가가 한국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소설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하율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단국대에서 문예창작 전공으로 박사 과정까지 수학했다. 2013년 단편소설 ‘바통’으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21년 첫 소설집 ‘어쩌다 가족'(폴앤니나)을 펴냈다.
당선작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1978년의 대한민국에서 여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과학소설(SF) 외피를 띠면서도 70년대 청계천 피복공장 여공들의 고단한 삶과 2023년 택배 기사의 열악한 현실을 두 축으로 세대를 관통하는 노동 문제를 감각적으로 짚어냈다.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의 읽는 재미와 안정적인 문장, 젊은 상상력, 트렌드를 수용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성석제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1970년대 봉제공장이란 시공간으로부터 별처럼 쏟아져 내리는 이야기를 현재형으로 절절하게 그려냈다”며 “감정과 이야기라는 소설의 두 엔진을 다루는 데 천부적 자질이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극찬했다.
수림문학상은 소설 문학을 이끌 차세대 작가 발굴을 위해 2013년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공동 제정했다. 예비 작가와 등단 10년 미만 기성작가의 미발표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상금은 5천만 원이며 당선작은 12월 1일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또한 올해부터는 저작권 및 단행본 출판 관련 편집 디자인권 양도 등 많은 권한을 수상자에게 부여해 작가의 권리를 대폭 확대했다.
역대 수상작은 제1회 최홍훈 ‘훌리건K’, 2회 장강명 ‘열광금지 에바로드’, 4회 김혜나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5회 이진 ‘기타 부기 셔플’, 6회 김의경 ‘콜센터’, 7회 최영 ‘로메리고 주식회사’, 8회 김범정 ‘버드 캐칭’, 9회 지영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10회 이정연 ‘속도의 안내자’이다. 2015년(3회)에는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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