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국내 유일 임진왜란 전문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이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등록증을 문화재청에 반납하고 대중을 위한 교육·전시 기능 강화에 주력한다.
2일 진주박물관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국립중앙과학관, 대구대학교 중앙박물관, 진주박물관 3곳의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등록증을 환수했다.
이들 박물관은 앞으로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를 할 수 없다.
진주박물관이 등록증을 반납한 이유는 일선 박물관이 직접 나서는 발굴작업보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교육·전시 기능 강화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 흐름에 있다.
80∼90년대만 하더라도 경남에는 마땅히 발굴조사를 할 만한 기관이 없어 진주박물관이 곧잘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진주박물관도 발굴 전담 인력을 따로 뒀으나 고분군 등이 있는 김해에 박물관이 새로 들어서면서 관련 기능이 상당 부분 이양됐다.
또 2000년대 이후 발굴 전문법인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굳이 박물관이 발굴 조사 업무까지 병행할 필요가 없게 됐다.
발굴은 크게 도로나 댐 건설로 유적이 파괴될 처지에 있을 때 행하는 구제발굴과 순수 학문적 목적에 의한 학술발굴로 나뉜다.
발굴 전문법인이 구제발굴 수요 대부분을 가져가면서 애초 그 비중이 작았던 학술발굴만 담당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의 박물관은 진주박물관처럼 문화재 발굴보다 교육 및 전시 기능에 더 집중하는 추세다.
장상훈 진주박물관장은 “시대 변화에 따라 현대 박물관은 발굴 경험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업무 분담을 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주박물관은 문헌자료를 중심으로 중세사 이후 콘텐츠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굳이 발굴기능을 안고 있을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 다채롭고 새로운 전시로 박물관 본연의 기능에 더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home12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