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으로 본 관계의 그물망…’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TMI:정보가 너무 많아서·논픽션 글쓰기 전설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비바레리뇽 고원 = 매기 팩슨 지음. 김하현 옮김.
나치가 점령한 프랑스의 외딴 지역. 그곳에 거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수천 명의 낯선 이를 구한다. 인간이 지닌 이타적 유전자가 발현된 것일까? 아니면 그저 그 마을 사람들이 유난히 선했기 때문일까.
인류학자인 저자가 프랑스 비바레리뇽 고원으로 떠나 평화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난민 어린이를 위한 보호소 ‘레 그리용’을 관리하던 다니엘 트로크메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저자는 다니엘의 행적을 추적해나간다. 다니엘은 레 그리용의 아이들을 열렬히 사랑했고,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게 된 최후까지 아이들에게 신의와 사랑을 보여주고자 애썼다.
책은 선의 가능성을 탐구한 인류학 연구서이자, 홀로코스트에 관한 역사서이며 다니엘 트로크메에 관한 회고록이다. 또한 저자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기도 하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에게 일종의 미학적 휴식이나 기쁨을 줘서도, 우리를 고통에서 구해줘서도 아니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는 이유는, 밤에 고개를 들었을 때 한 별에 사는 그 아름다움이 밤하늘의 모든 별을 환하게 밝히기 때문이다. 한 얼굴의 아름다움이 모든 얼굴을 환하게 밝히기 때문이다.”
생각의힘. 528쪽.
▲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인 저자가 양자 이론이 그려내는 현실 세계를 탐구한다.
책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양자론의 탄생 배경을 살펴본 후 양자론이 과학계에 미친 영향을 거쳐 ‘관계론적’ 해석에 다다른 여정을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양자 세계는 기존 물리학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더 무르고, 일시적이고 불연속적인 사건들과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상호작용은 사건이다.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은 이 가볍고 덧없는 사건들이지, 철학이 상정한 절대적인 속성을 지닌 무거운 물체 같은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는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가진, 자연에 대한 최선의 설명”이라고 말한다.
쌤앤파커스. 256쪽.
▲ TMI: 정보가 너무 많아서 = 캐스 R. 선스타인 지음. 고기탁 옮김.
영화관에 들어가면서 구매한 팝콘 한 통에 얼마나 많은 열량이 들었는지 알 필요가 있을까? 파리에 있지도 않은데 다음 주 파리 날씨를 안다고 해서 우리에게 유용할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 과학자이자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정책 고문으로 일한 저자가 우리 삶에 미치는 정보의 영향을 파헤친다.
저자는 어떤 정보를 많이 아는 건 도움이 되고, 좋을 수 있지만 모르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고 말한다.
“정보를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정보를 강요하거나 막무가내로 들이미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존중과 거리가 멀다.”
열린책들. 360쪽.
▲ 논픽션 글쓰기 전설들 = 조문희·이지훈·이창수·전현진 지음.
저널리스트, 르포라이터, 소설가, 기록노동자, 스토리 콘텐츠 기획사 대표, 탐사보도 매체 발행인 등 한국 이야기 시장에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새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는 이야기꾼 12인의 인터뷰를 담았다.
권력자와 비밀 첩보원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취재 요령, 슬럼프 대처법 등 논픽션 쓰기를 위한 실전 노하우를 소개한다.
서해문집. 320쪽.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