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칸트는 자신을 설레게 하고 전율하게 만드는 두 가지로, 밤하늘의 별과 자신 속의 도덕률(양심: 영혼)을 꼽았다. 20세에 접한 그의 말에 대해 굉장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했다. 화가라면 누구나 가슴 떨리는 대상을 찾아 그리고 싶을 것이다. 별과 영혼을 동시에 그림으로 표현하면 ‘눈동자와 우주’가 된다. 화가로서 좋은 주제를 찾기 위한 독서가 지금의 그림으로 이끈 셈이다.
1996년에 큰 상을 받았다. 주제는 ‘카오스모스=카오스+코스모스 우주’였고, 혼돈과 질서에 대해 고민한 그림이었다. 20대에 큰 상을 받으면 그림을 포기하게 된다는 미술계의 속설이 있다. 나 또한 더 좋은 주제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붓을 거의 들지 않고 책만 본 세월이 15년이다. 화폭과 씨름하는 화가라기보다 예술의 주제와 씨름하는 독서가였다.
2006년에야 그림의 대상과 주제가 ‘눈동자와 우주’로 선명해졌다. 양자물리학 관찰자효과 평행우주가 주제다. 2008년부터 이를 주제로 전시를 재개했다.
모든 생명체의 눈, 그중에서도 동공과 홍채 위에 천체를 그린다. 동공은 블랙홀, 홍채는 신의 눈동자다. 홍채에 표현된 다양한 색과 무늬는 사물을 인식하는 주체들의 관찰 구조이자 사고 체계다. 각막에 비친 해와 달, 별-행성은 각자의 인식 범위에서 관찰할 수 있는 세계, 즉 평행우주를 상징한다.
고리들
학력 :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졸업
전시 : 개인전 4회, 아트페어 3회
수상 : 1996년 중앙비엔날레 대상 수상
저서 : <인공지능 vs 인간지능 두뇌사용설명서>,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외 10권
문의 : 드림갤러리(02-725-9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