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20&2’…반가운 노래에 ‘빨간 물결’ 넘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갓난아이였던 동방신기가 여러분의 많은 사랑을 받고 성인식을 치르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유노윤호)
“20년 전에 저희는 무대에 설 수조차 없었던 데뷔 전 풋풋한 10대 소년들이었어요. 여러분들도 10대 소녀들이었죠.” (최강창민)
31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믿어요∼’하는 첫 소절을 부르자 객석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꺄”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두 멤버가 눈부신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2004년 발매된 정규 1집 타이틀곡 ‘믿어요’를 오랜만에 부르는 사이 관객들도 소녀 팬으로 되돌아가 목이 터지라고 응원법을 외쳤다.
동방신기의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20&2’에서다.
유노윤호는 “20년을 돌이켜 보면 여러 일이 많이 있었지만, 항상 팬 여러분들이 묵묵히 기다려주시고 함께해주셨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동방신기는 2003년 12월 26일 SBS TV 특집 프로그램 ‘보아 & 브리트니 스페셜’에서 무대를 꾸미면서 데뷔했다.
이어 이듬해 발매한 데뷔곡 ‘허그'(Hug)를 비롯해 ‘믿어요’, ‘라이징 선'(Rising Sun), ‘주문’, ‘왜’ 등 내놓는 곡마다 히트시키며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 인기를 끌었다.
‘아카펠라 댄스 그룹’으로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들은 어느덧 30대 중·후반 K팝 한류스타가 됐지만, 번뜩이는 눈빛과 열정은 예전 그대로였다.
두 멤버는 이번 콘서트에서 이들의 ‘훈장’과도 같은 히트곡으로 약 2시간 30분을 알알이 수놓으며 지난 20년 궤적을 망라했다.
동방신기는 히트곡 ‘라이징 선’으로 이날 무대의 포문을 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장식으로 덮인 검은 수트 차림의 두 멤버는 비장한 표정으로 노래를 이어 나가다 이내 여유를 찾고 중간중간 미소도 지어 보였다.
이들은 특히 이날 ‘허그'(2004), ‘드라이브'(Drive·2004), ‘라이징 선'(2005), ‘너희들 것이니까'(2005), ‘풍선'(2006) ‘러브 인 더 아이스'(Love In The Ice·2008) 등 옛 노래도 들려줘 팬들을 추억 속으로 이끌었다.
2004년 발매된 두 번째 싱글 타이틀곡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는 최근 9집 수록곡으로 리메이크돼 다시 실렸고, 이날 공연에서도 무대에 올려졌다.
최강창민은 “20주년 기념 콘서트이다 보니 20년의 동방신기를 한꺼번에 최대한 잔뜩 느낄 수 있게 해드려야 할 텐데, 어떤 곡을 공연에서 불러야 할지 고민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데뷔곡 ‘허그’를 부르기에 앞서 “동방신기 곡 중에 가장 많이 사랑받은 곡”이라며 “이 노래는 언제 들어도 저희 둘에게는 특별한 곡이고 설렘을 가져오는 곡이다. 이 노래가 나왔을 당시 어쩌면 태어나지 않은 분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개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볼거리도 풍성했다.
‘허그’ 무대에서는 대형 고양이 인형이 무대 한가운데 등장했고, 두 멤버는 고양이 귀 머리띠를 쓴 채 핸드 마이크를 들고 열창했다. ‘풍선’ 무대에서는 팬들이 동방신기를 상징하는 빨간 풍선을 흔들어 장관을 빚어냈다.
동방신기는 ‘크레이지 러브'(Crazy Love)를 부를 때는 객석으로 뛰어 들어가 팬들과 호흡했고, 멤버들을 코앞에서 맞이한 어느 팬은 감격에 겨워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유노윤호는 ‘뷔자 데'(Vuja De), 최강창민은 ‘데빌'(Devil)로 각각 개인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앙코르 무대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팬들을 향해 큰절도 올렸다.
동방신기는 2024년 새해에도 홍콩, 태국 방콕, 대만 타이베이 등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활동도 짧아지고 여러분과 만날 기회가 점점 적어지잖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이 무대에서, 전할 수 있는 저희의 마음을 다 들려드리는 게 저희의 역할이지 않을까 합니다.” (유노윤호)
“20년간 저희 둘의 지난날을 회상하며 지금까지 올 수 있던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고, 앞으로 나아갈 20년의 미래도 최선을 다해 지금처럼 멋지게 해보자는 의미를 공연에 담았습니다.” (최강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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