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해설사로 나선 김영민 “궁궐과 자연의 조화 함께 느껴요”(종합)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홍보대사 위촉…”역사적 가치·아름다움 알릴 것”

창덕궁 ‘일일 해설사’로 나선 배우 김영민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창덕궁은 궁궐 건축과 주변 자연이 조화를 이룬 공간입니다. 그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 이곳 후원입니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덕궁 후원 권역.

작은 마이크를 손에 쥔 해설사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부용지와 부용정 일대를 소개하자 관람객들이 박수를 보냈다. ‘새내기 해설사’ 김영민을 위한 응원이었다.

‘나의 아저씨’, ‘부부의 세계’, ‘사랑의 불시착’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배우 김영민이 우리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을 알리는 얼굴이 됐다.

창덕궁 ‘일일 해설사’로 나선 배우 김영민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김영민은 “우리 궁과 능이 겪은 역사적 의미와 가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창덕궁을 “조선의 왕이 사랑한 공간”이라고 칭하며 후원 곳곳을 설명했다.

네모난 연못 속의 작은 섬이 있는 부용정 일대에서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개념을 곁들였고, 정조(재위 1776∼1800) 관련 여러 일화도 소개했다.

“정조는 신하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부용정 부근에서 큰 잔치를 베풀었다고 합니다. 다산(茶山) 정약용도 이때 참여했다고 하는데 제가 시 한번 읊어볼까요?” (웃음)

주합루, 영화당, 춘당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던 김영민은 “창덕궁의 후원은 자연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지만 군주의 철학이 반영된 공간으로서 의미도 크다”고 강조했다.

창덕궁 후원 해설 나선 배우 김영민
(서울=연합뉴스) 배우 김영민이 25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일일해설사로 나서 관람객들에게 창덕궁 후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2024.1.25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연일 계속된 강추위에도 이날 특별 관람에 참여한 20여 명은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관람에 참여한 김혜미 씨는 “일반 해설 프로그램과 달리 색다르게 궁을 즐길 기회가 됐다”며 “많은 이들이 창덕궁의 구석구석을 함께 즐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영민은 앞으로 궁능유적본부 홍보대사로서 주요 궁궐과 왕릉에서 열리는 여러 문화 행사를 알리고, 주요 복원 현장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홍보대사 활동 기간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평소 궁궐과 왕릉을 종종 찾는다는 그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열리는 제사인 종묘제례(宗廟祭禮)를 꼭 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배우 김영민(왼쪽)과 최응천 문화재청장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단지 오래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이를 지키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이고, 그 안에 숨 쉬고 스며드는 역사적 공간이 유산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어요.”

김영민은 지난해 경복궁 담장 낙서 사건을 언급하며 “가정집 담벼락이나 차에 흠집이 난 것과는 다른” 일이라며 “(문화유산에 대한) 뜨거운 감정을 갖게 됐다”고 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지난해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을 다녀간 관람객 수가 약 1천420만명으로, 아름다움에 역사성이 더해져 전 세계가 사랑하는 유산이 됐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K-컬처의 힘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 궁·능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보존·복원 등 홍보 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홍보대사에 배우 김영민
(서울=연합뉴스) 최응천 문화재청장(오른쪽)이 25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 내 가정당에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김영민에게 위촉장을 전달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25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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