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베를린필도 티켓전쟁 없이…공연장 밖서 즐기는 클래식

공연 실황·음원 서비스 플랫폼 잇따라…클래식 관객층 확대 기대

피아노 연주하는 임윤찬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중구 애플 명동점에서 열린 ‘애플뮤직 클래시컬’ 앱 론칭 행사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하고 있다. 2024.1.29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티켓을 손에 넣기도 어려운 유명 클래식 공연을 쉽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클래식 음악계에 따르면 공연 실황과 음원을 온라인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공연장에서 향유하는 예술로 여겨졌지만,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무관중 공연을 실시간 중계하거나 과거 공연 실황을 제공하는 등 영상화 사업이 본격화했다.

대표적으로 예술의전당은 자체 공연 영상 플랫폼 ‘디지털 스테이지’를 개발해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클래식 공연뿐만 아니라 연극,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임윤찬, 조성진 등 ‘피켓팅'(피 튀기는 전쟁 같은 티켓팅)을 뚫어야 하는 유명 연주자들의 공연 실황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조성진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영상은 조회수가 12만회를 넘었다.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직후 임윤찬이 국내에서 한 리사이틀 1부 영상은 이달 6일 공개됐고, 2부는 21일 공개된다.

이 밖에도 비킹구르 올라프손의 피아노 리사이틀(2023년 12월), 정경화&케빈 케너 듀오 콘서트(2023년 2월) 등의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다.

예술의전당 ‘디지털 스테이지’
[예술의전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케스트라가 온라인 플랫폼에 직접 뛰어들기도 한다.

KBS교향악단은 2022년 9월부터 ‘디지털K-홀’ 운영을 본격화했고, 지난해 3월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했다. KBS 1TV에 공연 실황 영상을 정규 방송해온 KBS교향악단은 1천여개의 연주 영상을 아카이브에 보유하고 있다. 매주 약 5개 영상을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현재 800여개 영상이 올라와 있다.

1985년 5월 정명훈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협연한 공연, 2002년 9월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협연한 공연 등 과거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세계 최정상 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이 일찍이 ‘베를린필 디지털 콘서트홀’을 운영하며 자리를 잡았다.

올해로 16년이 된 디지털 콘서트홀은 베를린필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전설적인 지휘자 카라얀부터 아바도, 래틀, 바렌보임 시절의 공연 실황 영상은 물론 최근 공연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런 플랫폼들은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무료이거나 저렴하다는 점에서 클래식 음악 관객층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 뮤직 클래시컬
[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중음악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눈길을 끈다.

애플은 북미와 유럽에 이어 지난달 24일부터 한국에서도 클래식 음악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인 애플뮤직클래시컬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도 애플뮤직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애플뮤직클래시컬에서는 클래식 음악에 특화된 검색이 가능하고, 음원에 따라 돌비 애트모스 공간음향 기술로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애플뮤직클래시컬은 500만개에 이르는 방대한 음원을 자랑한다. 여기에 새 음원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어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애플뮤직클래시컬의 협업 아티스트인 임윤찬도 “세상의 수많은 음악 중 미처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숨겨진 음반으로 나를 이끌어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임윤찬과 함께 협업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린 피아니스트 조성진, 손열음, 작곡가 정재일이 직접 선곡한 플레이리스트도 만나볼 수 있다.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