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슬픔과 분노의 혼합물”…’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폐허 딛고 비상한 독일…’하룻밤에 읽는 독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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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 프레데릭 그로 지음. 백선희 옮김.

“나는 수치심이 죽음보다, 범죄보다, 그 무엇보다 두려웠다. 땅속으로 들어가 질식해 죽고만 싶었다. 억누를 길 없는 수치심이 모든 걸 압도했고, 오직 수치심이 나를 뻔뻔하게 만들었다.”

장 자크 루소의 ‘고백’에 나오는 내용이다. 수치라는 주제는 오랫동안 철학자와 예술가를 사로잡았다. 도스토옙스키도, 카프카도, 잉마르 베리만 감독도 수치라는 감정의 수렁에 쉽게 빠져들었다.

그러나 수치심이 철학자와 예술가의 전유물은 아니다. 거리의 시위에서, 성추행 혐의자를 비판하는 시상식에서, 일상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항의 속에서 수치라는 낱말은 터져 나오곤 한다.

프랑스 철학자인 저자는 수치심을 “슬픔과 분노의 혼합물”이라고 해석하면서 수치가 “새로운 투쟁의 기표”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수치심을 혁명적 감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수치심이 혁명적일 수 있는 건 그것이 세상과 자기 자신을 향한 분노에 속하기 때문이며, 또한 그것이 상상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상상력이란 누군가를 대신해 분노할 수 있는 생각을 의미한다.

책세상.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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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룻밤에 읽는 독일사 = 안병억 지음.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독일. 그러나 어느새 유럽의 맹주로 유럽연합(EU)을 이끌고 있다. 밑바닥에서 비상할 수 있었던 독일의 ‘성공 방정식’은 무엇일까.

기자 출신으로 정치외교학자인 저자는 로마제국 시절부터 올라프 숄츠 총리의 집권기까지를 가로지르며 독일 역사 속에서 그 비밀을 추적해 나간다.

저자는 독일사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인물들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이 당시 독일인으로서 마주했던 시대적 과업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역사서답게 다양한 자료도 곁들였다. 7개의 그림, 11개의 지도, 22개의 연표, 35개의 사진 자료를 첨부했다.

페이퍼로드. 4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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