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의 고통·컬러의 세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 조이엘 지음.
“천하대세란 나누면 반드시 합해지고 합하면 반드시 나누어지는 법이다.”
‘삼국지’를 여는 첫 문장이다. 유명한 오프닝 중 하나인 이 문장의 핵심은 반복에 있다. 독재자는 반복적으로 나오고, 사건·사고도 반복되며 전쟁도 비슷한 이유로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한마디로 역사는 반복된다.
그런 반복되는 사건을 계속해서 접하다 보면 누구나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고 작가인 저자는 말한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당연한 것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세상은 공정한가?’, ‘우리 사회는 나머지 99%로 살아도 행복한 사회인가?’, ‘내 노력’만’으로 정당하게 진학했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한가?’…….
저자는 방대한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탄탄한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책 곳곳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는 조선 중기 퇴계 이황부터 2018년 서울대 논문까지, 여러 시간대를 넘나들며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섬타임즈. 416쪽.
▲ 변화에 능숙한 삶 = 이춘해 지음.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남성 중심의 가정 구도도 재편되고 있다. 남성과 부모 입김이 우세했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하지만 아직도 옛것을 고수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
작가인 저자는 “맞벌이가 보편화된 세상을 살아가려면 받아들여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서 옛것을 고수하는 이들의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
책은 과도기의 중심에 선 가족관계를 짚어보고 건강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방법을 제시한 일종의 처세서다.
저자는 고부갈등의 난제 앞에서 아들이자 남편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커가는 자녀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 가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갈등 대처 방안을 제시한다.
그는 가족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넉넉하게 가슴을 열고 시대 흐름에 의식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창해. 328쪽.
▲ 나르시시즘의 고통 = 이졸데 카림 지음. 신동화 옮김.
철학자 이졸데 카림이 트럼프 시대의 타자 혐오를 분석한 ‘나와 타자들’ 이후 5년 만에 들고나온 신작이다.
2000년대 이후 벌어지고 있는 좌우의 극한 대립, 사회분열을 ‘나르시시즘’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방식을 나르시시즘이라고 규정하면서 스피노자와 프로이트, 푸코와 알튀세르를 분석틀로 삼아 여러 갈등 상황을 살펴본다.
민음사. 296쪽.
▲ 컬러의 세계 = 찰스 브라메스코 지음. 최윤영 옮김.
영화 평론가이자 작가인 저자가 쓴 시네마 컬러 가이드북.
고전부터 현대까지 명작으로 불리는 영화 중에서도 색의 의도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작품 50편을 실었다.
원색 사용에 능한 감독들의 작품들이 많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 ‘중경삼림’의 왕자웨이,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을 비롯해 ‘박하사탕’의 이창동 감독 이야기도 실렸다.
오브제.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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