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설경구 주연 정치 드라마…’권력 3부작’ 박경수 작가 신작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취임 선서문에서 ‘재벌 개혁 완수’를 외쳤던 대통령은 권력에 눈이 멀어 재벌 총수의 손을 잡았고,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의원들은 각자 밥그릇 챙기는 데 혈안이 돼 있어 제구실을 못 한다.
어수선한 정치판의 한가운데 서 있는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분)는 부패한 정치권력을 청산하겠다는 목표로 극단적인 결심을 하게 된다.
한때 동지로 동고동락했던 대통령을 시해하고, 대통령권한대행으로 나서 세상을 뒤엎겠다고 다짐한다.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신념 아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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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베일을 벗는 넷플릭스 새 시리즈 ‘돌풍’은 대통령 시해라는 강렬한 사건으로 막을 올린다. 자신의 신념과 욕망을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인물들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수 싸움이 돌풍처럼 휘몰아친다.
두 손에 피를 묻혀가며 국무회의 의장석에 오른 박동호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신념을 행동에 옮기는 저돌적인 모습과 망설임 없이 상대를 압도하는 전략가의 모습이 매력적이면서도 서늘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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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박동호의 정치 맞수 정수진은 명확하게 악의 편에 서 있는 캐릭터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경제부총리 자리에 오른 정수진은 닳고 닳은 정치인이다. 정치판에서 지난한 세월을 버티며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는 결론을 내렸고, 더 큰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대진그룹과 결탁했다.
부패 세력을 뿌리째 뽑기 위해 거침없이 내달리는 박동호, 그리고 차기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에 맞선 정수진의 권력 전쟁은 숨 돌릴 틈 없이 전개된다.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극적인 연출이 눈에 띄는 장면도 더러 있지만, 배우들의 관록이 구멍을 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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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설경구는 신념에 사로잡힌 박동호가 몰락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묘사하고,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설경구에게 뒤지지 않는 포스가 돋보이는 김희애 역시 정수진의 욕망과 불안 등 요동치는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돌풍’은 ‘추적자 더 체이서(THE CHASER)’, ‘황금의 제국’, ‘펀치’ 등 ‘권력 3부작’으로 불리는 정치 드라마를 선보여온 박경수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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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굵고 흡인력 있는 대본으로 백상예술대상 극본상을 두 차례 수상한 박 작가의 촌철살인 대사는 이번에도 힘을 발휘한다. 복잡한 내용이지만, 정치 소재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도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게끔 이야기를 풀어낸다.
“다음 화를 염두에 두고 쓰면, 주인공이 빠져나올 수 있을 만한 상황에서 멈추게 되기 때문에 매번 이번 화가 마지막 화라고 생각하고 대본을 썼다”는 박 작가는 주인공을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덫에 집어넣고 회차를 끝내는 ‘클리프 행어 엔딩’으로 다음 화를 궁금하게 만든다.
28일 전회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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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