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네덜란드국립박물관 아시아관서 조선 보살상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반 고흐 등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의 작품을 소장한 ‘성지’에 조선시대 불상이 소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6년 5월까지 네덜란드국립박물관 아시아관에서 18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관음보살상을 전시한다고 3일 밝혔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네덜란드국립박물관은 네덜란드 회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렘브란트의 ‘야간 순찰대’,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 등 유명 회화를 비롯해 약 100만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70만명이 찾은 대표 명소다.
그러나 아시아관에는 중국과 일본 불상만 전시돼 왔다.
한국실 지원 사업의 하나로 네덜란드국립박물관에서 처음 선보이게 된 목조관음보살상은 화려한 보관(寶冠·불상의 머리 위에 장식된 관)과 손에 든 연꽃이 특징이다.
관음보살은 고통과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보고 듣는다는 데서 유래한 자비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불상을 누가 조각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표정, 양어깨에 드리운 머리카락, 옷 주름 표현 등을 볼 때 조각승 진열(進悅)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진열은 1700년대 중반에서 1720년대 전반까지 조각승들을 이끄는 수조각승으로 활동하며 부산 범어사 관음전의 관음보살상 등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려 장인들이 활발히 활동했던 당시 분위기와 불교 조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를 준비하면서 본래의 모습도 되살렸다.
불상을 입수했을 당시 사진 등을 토대로 컴퓨터단층촬영(CT) 분석을 한 결과, 몸체와 무릎 부분의 목재는 따로 조각해 연결했으며, ‘ㄷ’자 모양의 연결 부재를 쓴 것으로 파악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17세기 조선의 생활상을 유럽에 처음 소개했던 하멜의 나라인 네덜란드에서 한국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중요한 문화 사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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