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동차 소유부터 청춘 남녀의 사랑까지…’욕망에 대하여’

인공지능 시대의 철학자들·정치적 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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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 욕망에 대하여 =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엮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욕망’에 대해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것, 혹은 그런 마음이라고 정의한다.

오랫동안 욕망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드러내지 않는 게 미덕이었고, 금욕주의가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서울대 인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온 저자들은 우리 안의 욕망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때라고 강조한다. 욕망이 무엇인지 제대로 들여다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욕망’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을 정리한 책은 한국인의 자동차 소유 욕망, 고전 소설에 나타난 청춘 남녀의 사랑, 스탈린 시대 소련 공산당원의 욕망 등 13편의 글을 담았다.

다양한 대상으로 변주하는 욕망을 문학과 역사, 철학 등으로 들여다본다.

“이러한 복잡성과 다면성 속에서 우리가 어떤 욕망을 갖는지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하며, 우리가 좋은 삶을 살지 그렇지 않을지를 결정하게 된다.”(370쪽)

사회평론아카데미. 4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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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시대의 철학자들 = 김선희·김재희·박충식·석기용·송은주·신상규·이상욱·정성훈 지음.

정보로 이뤄진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철학적 시선을 소개하는 책.

1996년 ‘정보철학’이라는 용어를 창안한 루치아노 플로리디부터 시몽동, 드레츠키, 루만 등 여러 철학자를 다루며 인공지능(AI)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들여다본다.

책은 정보는 왜 발생하는지, 정보가 객관적으로 주어지는지 아니면 주관적으로 해석되는지, 컴퓨터와 인간은 서로 소통할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한 철학자의 사유를 보여준다.

또한 오늘날 기술과 인간을 아우르는 새로운 철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디지털 정보환경에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인 ‘인포스피어'(Infosphere·정보권), 알고리즘이 적용된 정보 세계의 부정적 측면도 깊이 있게 다룬다.

국내 학자들이 동시대 정보철학자들의 사상을 개괄한 첫 책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월의책.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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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적 독자들 = 한상원 지음.

현대 철학자들이 마키아벨리, 홉스, 칸트 등이 쓴 ‘고전’을 자신이 처한 정치·사회·역사적 상황에 맞춰 어떻게 이해해 왔는지를 고찰한 책이다.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고전 텍스트를 읽는 ‘정치적 독자’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유럽 공산주의의 창시자 안토니오 그람시는 마키아벨리를 사유와 행동, 철학과 정치, 정치와 윤리의 통일성을 주창한 사람으로 여기고 그의 군주론을 해석했다.

마르크스주의 변화와 개조를 모색한 프랑스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의 경우, 마키아벨리를 이론에서의 계급투쟁을 수행한 사상가로 해석하며 그의 글쓰기가 ‘정치적 행위’ 자체였다고 봤다.

저자는 “정치철학은 언제나 정치적 독자들이 수행한 정치적 독해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과거의 텍스트와의 끊임없는 대결 속에서 전개돼왔다”고 강조한다.

북콤마.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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