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기묘한 골동품 서점·떠오르는 숨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돈 밝히는 세계사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기묘한 골동품 서점 = 올리버 다크셔 지음. 박은영 옮김.

영국 런던에 위치한 골동품 서점 헨리 소서런. 1761년 창립 첫해부터 매년 “소서런이 망할 때까지 1년 정도 남은 듯”이란 말을 들어오면서도 꾸역꾸역 버티다가 이제는 런던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소서런의 수습 직원으로 수년간 일했던 저자는 사방에 널린 낡고 기이한 책더미, 정체불명의 골동품과 기상천외한 고객들과 맞닥뜨리며 여러 사건을 헤쳐 나간다.

저자는 고군분투하며 고서적과 희귀 서적 업계라는 지하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탐구한다.

또한 매일 같이 들이닥쳐 해결 불가능한 요구를 하는 책 덕후들, 가격 책정에 있어 한치도 신뢰할 수 없는 판매상, 아무도 소장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은 책만 호시탐탐 노리는 수집가들 이야기를 영국식 유머를 섞어 전한다.

“시간의 흐름을 막을 방법은 없다. 책이 결국 필멸하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다. 책을 금고에 넣어 단단히 잠그고 아무도 그 책을 감상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그 책은 조금씩 먼지가 되어갈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런 것처럼. 서점은 책이 다음 주인에게 갈 때까지 살려 놓는 일을 한다. 이것은 온전히 서점의 일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예방 조치도 있다. 책을 불 가까이 두지 말 것, 책을 물웅덩이에 던지지 말 것, 그리고 무엇보다 책의 즐거움을 누리는 걸 잊지 않을 것.”

알에이치코리아. 3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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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오르는 숨 = 알렉시스 폴린 검스 지음. 김보영 옮김.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연구자이자 시인인 저자가 해양 포유류와 흑인이 어떻게 살해당하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조명한 책.

저자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종의 명상 에세이처럼 해양 포유류에 관한 짧은 글을 한 편씩 올리기 시작했고, 이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떠오르는 숨’은 이런 SNS 글을 토대로 한 논픽션이다.

저자는 고래를 포함한 해양 포유류가 서로를 보호하고, 복잡한 갈등과 협력의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한다. 또한 인간이 바다와 바다 생물을 착취하는 동안에도 해양 포유류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저자는 이 같은 해양 포유류의 고난을 흑인이 겪어온 고난과 접목한다. 수족관에 포획된 고래가 출산하는 장면을 투옥된 흑인 인권 운동가의 출산 장면과 병치하고, 돌고래의 이동을 대서양 노예무역에서 흑인들이 수송된 이산(離散)의 역사와 함께 살피는 식이다.

저자는 해양 포유류의 고난 극복 과정을 거울삼아 기후위기에 시달리고 다양한 차별을 받으며 숨 막히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모든 종(種)의 공존을 모색한다.

접촉면.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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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 = 시드니 지음.

생애 처음으로 면접관이 된 저자가 일주일 동안 인재개발원에서 지내며 수백 명의 지원자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느낀 점들을 기록한 에세이.

어떤 지원자들이 면접관에게 매력적인지, 또 면접관은 지원자들을 대할 때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등을 기록했다.

아울러 누군가를 평가해야 하는 어려움, 누군가의 일생에 관여해야 하는 어려움, 나아가 누군가에게 “당신은 안 된다”라고 말해야 하는 어려움 등도 상세하게 담았다.

제11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한 8천800여 편의 작품 가운데 대상으로 선정된 ‘면접관 일기’를 바탕으로 썼다.

시공사.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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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밝히는 세계사 = 차현진 지음.

금융전문가인 저자가 정치, 경제, 철학,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탐욕을 비롯해 돈을 대하는 여러 감정이 낳은 역사적 사건들과 그에 담긴 돈의 속성을 조명한 책.

경제사에서 핵심 축으로 작동한 돈, 은행, 정책, 중앙은행 등에 ‘인간의 감정’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더해서 기술했다.

“축의금은 마음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 인공지능이 아닐진대, 인간의 마음이 어찌 숫자로 표현되겠는가! 화폐의 기원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오늘날 돈 역시 숫자로만 볼 수 없다.”

문학동네. 4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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