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제는 조선의 먹거리를 어떻게 바꿨나…’음식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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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 음식조선 = 임채성 지음. 임경택 옮김.

일본의 식민 지배가 식재료와 음식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명한 책.

일본 릿쿄대학 경제학부 교수인 저자는 쌀, 소, 홍삼, 우유, 사과, 명란젓, 소주, 맥주, 담배 등 9가지 식료 산업을 중심으로 식민지 조선의 음식 경제사를 고찰한다.

책은 일본으로 쌀이 수출된 이후 주민들의 칼로리 섭취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매년 수만 마리 소가 일본으로 보내진 뒤의 변화는 어떤지 살펴본다.

“조선 내 거래나 도살과는 달리, 98% 이상이 암소를 중심으로 (조선에서 일본으로의) 이출이 이루어진 결과, 조선 소의 열등화가 진행되었다.”

일본을 경유해 조선에 도입됐거나, 반대로 조서에서 일본으로 간 음식 이야기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함경도 지역에서 주로 먹었던 명란젓은 조선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에게 알려진 뒤 널리 소비됐고, 전시에 국가의 관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책은 식료 생산부터 유통ㆍ가공을 거쳐 소비 행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일컫는 ‘푸드 시스템’이라는 개념을 빌려 식민지 경제사를 들여다본다.

출판사 측은 “치밀한 실증 연구를 토대로 개별 음식과 식료산업사로부터 식민지 시기의 정치·경제·사회·문화사를 입체적으로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돌베개. 4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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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인 안중근 = 이태진 지음.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1879∼1910) 의사와 관련한 연구 성과를 정리했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저자는 당시 신문 기사, 1919년 일본에서 발간된 ‘이토 공의 최후’ 자료 등을 토대로 하얼빈 의거를 다시금 조명한다.

저자는 안중근 의사가 당시 일본인 군중 속에서 ‘뛰쳐나와’ 이토 히로부미를 쏜 것이 아니라 러시아 의장병 대열 뒤쪽에서 총을 쐈다고 설명한다.

6m 정도 거리를 두고 ‘고도의 숙련 사격술’로 작전을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책은 하얼빈 사건이 일어난 후부터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이후까지 일본 정부 관계 기관 사이에 오간 보고문과 훈령을 분석해 그 배후가 누구일지 살펴본다.

특히 일본 측 정보망이 보고한 내용 중에는 ‘한성의 고종(재위 1863∼1907) 황제 측이 사건 기획의 진원지’라는 판단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은 안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 중 일부에 받는 사람이 표시돼 있지 않은 점도 거론하며 안중근과 고종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본다.

태학사.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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