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8일 ‘파주페어 축제’ 개최…낭독공연 등 책 관련 공연 즐비
“양질 콘텐츠 발굴해 해외진출…영국 에든버러 축제처럼 키울 것”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책이 있는 파주페어를 통해 가치 있는 일탈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라요.”
다음 달 6~8일 3일간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리는 ‘2024 파주페어 북앤컬처’는 책을 주제로 한 복합 문화 축제다. 책을 기반으로 만든 콘텐츠를 선보이고 이를 상품화해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축제 개막을 여드레 앞둔 29일 서울 대학로 PMC프러덕션 사무실에서 만난 송승환 ‘파주페어 북앤컬처’ 총감독은 이번 축제의 정체성을 ‘가치 있는 일탈’이라고 정의했다. 자극적인 콘텐츠에 둘러싸인 일상에서 벗어나 책을 즐기는 새로운 일탈을 경험해보라는 의미다.
송 감독은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은 모든 축제가 가지는 가장 큰 의미”라며 “퇴폐적이고 소비적인 일탈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탈을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감독의 장담처럼 이번 축제에는 책을 소재로 한 다양한 공연이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우 양희경과 정동환 등이 진행하는 낭독공연이다. 파주출판도시에 소재한 출판사들로부터 추천받아 4권의 소설과 에세이를 선정, 이를 낭독하는 공연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7일 오후 양희경이 위영금 작가의 에세이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를, 정동환이 김훈의 소설 ‘개’를 낭독한다. 8일에는 배우 서현철과 길해연이 각각 박지리의 소설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맨(MAN)에 관하여’와 최은영의 소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읊을 예정이다. 책 내용을 50분 분량으로 축약해서 선보인다.
송 감독은 “책과 관련된 축제가 거의 없어 책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면서 “책을 바탕으로 만든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축제로 봐달라”고 말했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책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축제 기간 내내 행사장 잔디광장에 ‘북 피크닉 존’을 운영한다. 직접 가져온 책이나 행사장에서 대여한 책을 잔디밭 텐트 안에서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책은 파주출판도시 출판사들이 협찬했다.
송 감독은 “인터넷과 유튜브가 일상인 요즘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일상의 탈피”라며 “아름답고 전원적인 환경에서 온 가족이 책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뮤지컬 배우 김소현·손준호·오만석 등이 참여하는 파크 콘서트 ‘북 얼라이브'(Books Alive)와 최인호 원작의 뮤지컬 ‘겨울나그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 등 다양한 책 관련 공연도 준비됐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송 감독은 ‘파주페어 북앤컬처’ 축제를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처럼 세계적인 축제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매년 8월에 열리는 에든버러 축제에선 전 세계에서 모인 3천여개의 공연이 펼쳐진다. 축제기 벌어지는 8월 한 달간 에든버러 시내에 있는 모든 극장과 학교, 기업 강당은 물론 체육관과 클럽까지도 임시 공연장이 된다고 한다.
송 감독은 100여개의 출판사가 모여있는 파주출판도시가 에든버러와 같은 복합 공연 축제를 치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봤다.
그는 “파주출판도시에 소재한 출판사 100여곳을 임시 공연장으로 쓸 수 있다”며 “한국의 에든버러가 되기에 충분한 하드웨어를 갖춘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판사들도 축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협조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도 63곳이 북페어에 참가하고 17곳이 오픈 하우스 행사를 한다”면서 “축제 규모를 키워 나가 나중에는 무용과 클래식 공연을 물론 단편영화제도 축제 프로그램에 추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 제공]
이뿐만 아니라 에든버러 축제처럼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상품화해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도 구상 중이다. 이번 축제에서도 ‘프린지 쇼케이스’라는 이름으로 8편의 공모작을 선보인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오장환 총괄프로듀서는 “다른 축제들이 소비 지향적 축제라면 파주페어 축제는 시장(마켓)도 함께 지향한다”면서 “축제명에 ‘페어’를 붙인 것도 축제를 통해 생산된 콘텐츠가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9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파주페어 북앤컬처’의 모든 공연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또 차량 1천 대를 주차할 공간이 확보된 상태지만, 주최 측은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전했다.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