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내일이 없더라도·스마트폰 끄기의 기술
나는 꿈을 코딩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위대한 관찰 = 조르주 빅토르 르그로 지음. 김숲 옮김.
‘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장 앙리 파브르(1823~1915)는 곤충학자로 불리길 거부했다.
그는 자연주의자로서 고정 관념 없이 자연 현상과 마주하며 관찰에 몰두했다.
그는 들과 산을 다니며 자연을 체험했고 관찰과 경험으로 증거에 기반한 독자적인 연구를 이어갔다.
학계에서 권위와 명성을 누리며 이론을 발전시키기보다 평생을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학생들과 함께했다. 아이들을 위한 과학 교재 집필에도 10여년간 헌신했으며 ‘파브르 식물기’도 이 시기에 나왔다.
책은 세상을 떠난 지 약 110년이 된 파브르의 삶과 작품을 집약했다.
1907년 여름 파브르의 집이자 연구실인 아르마스에 방문해 그의 제자가 된 조르주 빅토르 르그로가 파브르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바로잡고자 정리했다.
파브르의 원고와 서신, 그의 동생인 프레데릭 파브르에게 제공받은 가족의 모든 기록을 사용했다.
파브르가 책 속의 문장을 손수 검토했으며 직접 서문을 썼다.
휴머니스트. 384쪽.
▲ 우리에게 내일이 없더라도 = 도갈드 하인 지음. 안종희 옮김.
BBC 기후 전문 기자로 환경운동에 헌신한 저자는 지구의 운명을 걱정하며 활동하던 중 갑자기 기후 변화에 관해 오랜 시간 침묵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태어난 이 책을 통해 기후 변화를 논의하며 좌절해 침묵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인류가 심각한 곤경에 처해있다며 과학이 제시한 틀에서 벗어나 다른 논의 방식과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녹색 성장, 지속가능성,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 등 인류의 정책들이 더는 해결책이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과학 기술의 진보가 심어준 착각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기후 위기는 인류의 생활 방식 때문에 생겨난 결과이므로 개인과 공동체가 걸어갈 완전히 다른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문화멀티미디어. 292쪽.
▲ 스마트폰 끄기의 기술 = 페이 베게티 지음. 이혜경 옮김.
라디오는 타락과 게으름의 온상, TV는 바보상자라고 치부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런데도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지금 그 대상은 스마트폰에 이르렀다. 현대인은 종일 스마트폰에 눈을 두면서 중독됐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 등 성장 전반에 유해한 매체라는 연구도 잇따른다. 디지털 디톡스가 손쉬운 해결책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옥스퍼드대학병원 신경과 의사인 저자는 문제는 스마트폰 기기가 아니라 잘못된 디지털 습관에 있다고 지적한다. 해결책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스마트폰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 5분을 참는 규칙을 이행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앱을 정리하고 유용한 앱으로 대체해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법을 제시한다.
부키. 380쪽.
▲ 나는 꿈을 코딩합니다 = 서인호 지음.
시각장애인 개발자의 첫 에세이로 한 청년의 도전기다.
구글코리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저자는 8살 때인 2003년 선천적 녹내장 합병증인 망막박리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은 이후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는 엄마가 만들어준 점자책을 읽고, 피아노를 배워 비장애인과 경쟁해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이 경험은 주눅 들지 않고 도전하는 밑거름이 됐다.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하며 정보기술(IT)의 쓸모에 눈을 떴고,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해 세 번의 도전 끝에 구글에 입사했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성장한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과정이 눈이 안 보이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지, 당신에게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또 다른 세계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문학동네. 216쪽.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