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옥’ 시즌 2 등 첫 공개…내년 라인업 공개 행사도
(부산=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극장용 영화보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가 더 주목받는 분위기 속에서 2일 개막했다.
개막작으로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을 선정하고 ‘지옥’ 시즌 2 등 화제성이 높은 시리즈를 프리미어로 상영하면서 예년보다 OTT의 영향력이 커진 듯한 모습이다.
특히 OTT 1위 업체인 넷플릭스는 영화제 개최 장소 인근에 대형 광고를 내걸고 포럼과 언론 행사를 열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 넷플릭스 ‘전, 란’으로 문 열어…일각에선 비판 목소리
올해 부산영화제는 김상만 감독이 연출하고 강동원이 주연한 넷플릭스 영화 ‘전, 란’으로 문을 열었다. 부산영화제가 개막작으로 OTT 영화를 선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영화인들 사이에선 ‘전, 란’의 개막작 선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OTT 성장세로 극장용 영화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표 영화제인 부산영화제가 OTT에 판을 깔아준 셈이라는 것이다.
이에 박도신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대중성을 생각한다면 그 영화가 OTT라도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 란’은 상업 영화 중에도 완성도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영화 외에도 다양한 OTT 시리즈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
‘온스크린’ 부문에서는 ‘강남 비-사이드'(디즈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좋거나 나쁜 동재'(티빙),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이별 그 뒤에도’·’지옥’ 시즌 2(넷플릭스) 등 총 6개의 시리즈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이별, 그 뒤에도’와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 역시 각각 넷플릭스 일본과 대만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부산영화제 초청장을 받았다.
온스크린은 OTT 시리즈를 소개하는 부문으로 2편만 초청된 2021년 신설 당시와 비교해 차츰 작품 수가 늘고 플랫폼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시즌 1로 넷플릭스 시청 시간 전체 1위에 오른 흥행작 ‘지옥’의 시즌 2가 공개돼 이목이 쏠린다.
◇ 미디어 행사·포럼 등 홍보전 치열…팝업 스토어도 운영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업체의 홍보전 역시 뜨겁다.
넷플릭스는 오는 6일 파크하얏트부산에서 내년 한국 영화 라인업을 발표하는 행사인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를 개최한다. 넷플릭스가 부산영화제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차기작을 홍보하는 행사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와 함께 ‘계시록’의 연상호 감독, ‘대홍수’ 김병우 감독,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고백의 역사’ 남궁선 감독, ‘사마귀’ 이태성 감독, ‘이 별에 필요한’ 한지원 감독 등이 참석한다.
이튿날에는 넷플릭스 아시아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포럼’도 열린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사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는 행사다.
예년처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홍보전도 이어진다.
넷플릭스는 영화의전당 맞은편에 위치한 KNN 건물을 가로로 가득 채우는 ‘전, 란’과 ‘지옥’ 시즌 2의 대형 외벽 광고를 내걸었다. 디즈니+ 역시 영화의전당 비프힐 외벽에 ‘강남 비-사이드’ 광고물을 설치했다.
넷플릭스는 영화의전당 주변 카페를 빌려 ‘넷플릭스 사랑방’이라는 이름의 팝업스토어도 마련했다. 넷플릭스 인기작 스틸컷을 모은 갤러리와 포토 부스 등으로 공간을 꾸몄다. 티빙도 자사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티빙: 팝업’을 영화제 기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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