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넘어 K힐링”…영국 이코노미스트, 韓 치유소설 선전 주목

“인기 배경엔 경쟁문화·번아웃…해외서도 새 트렌드”

서울의 독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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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K-팝 볼륨을 줄이고 K-힐링에 주목하라.”

‘번아웃'(Burnout·극심한 피로와 무기력)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힘을 주는 한국의 힐링 서적이 K-팝이나 K-드라마에 이은 최신 트렌드로 세계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온라인을 중심으로 힐링 소설이 젊은 여성 독자층의 사랑을 받고 K-팝 스타들의 추천 리뷰도 붐에 일조하자 세계적인 출판사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가 미국과 영국에서 번역 출간된 것을 비롯해 블룸즈버리, 하셰트, 하퍼콜린스 등 세계적 출판사들이 한국 힐링 베스트셀러를 출간하거나 판권을 사들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해외 판권 에이전트인 조이 리는 “한국엔 다양한 장르의 책이 있는데. 이제는 (외국 출판사들에) ‘한국 소설은 힐링 소설’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이는 글로벌 현상으로 이어져 많은 작품이 15∼20개국에서 출간 계약됐다.

향후 4개월간 신간 3권을 낼 준비 중인 펭귄랜덤하우스의 제인 로슨 편집자는 한국 소설이 급격히 유행하더니 “완전히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힐링 서적은 주인공들이 직장에서 시달리거나 구직에 실패하는 등의 스트레스를 뒤로 하고 웰빙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곧 해외 출간을 앞둔 연소민의 ‘공방의 계절’을 영문 번역한 클레어 리차즈는 소설 내용에 고양이부터 김치, 아이스크림까지 ‘아늑한 힐링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 힐링 소설이 탄생한 배경으로 경쟁이 심한 사회 분위기와 번아웃을 지목하면서, 서울에선 ‘낮잠 카페’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장르의 성공은 현실도피가 얼마나 소구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북토크에 참석하는 독자들이 들고 오는 책에는 인생 조언에 밑줄이나 메모가 가득하다면서 ‘문학치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