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어느 날 충북 옥천에서 운행 중이던 KTX가 통째로 증발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KTX의 잔해는 제주도 앞 바다, 스위스 알프스산맥, 과테말라 마야 유적 등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 기묘한 사건으로 하나뿐인 가족을 잃은 은둔형 외톨이 홍선영은 용기를 내 세상으로 나오지만, 갑자기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아카식’은 미스터리한 재난을 중심에 두고 초능력과 시간여행, 양자역학 등을 양념처럼 버무려 만든 SF소설이다.
초능력을 쓰는 아이들, 비정한 과학자, 탈출과 추격, 시간여행까지 SF 장르의 클리셰를 사용했지만, 빠른 전개로 약점을 감추고 호쾌하게 내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후반부에 밝혀지는 ‘흑막'(뒤에서 조종하는 막후 조직)의 존재가 어딘가 익숙하다.
2022년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공포 웹툰 ‘복마전’ 속 교단이라는 정체불명 조직이 이 소설에서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형식도, 장르도 다른 두 작품에서 어떻게 동일한 조직이 등장하게 됐을까.
이는 웹툰 ‘복마전’의 스토리를 담당한 해원 작가가 소설 ‘아카식’을 집필한 결과다.
하나의 세계관을 처음에는 웹툰, 그다음에는 장르 소설로 풀어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웹소설을 웹툰으로, 웹툰을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웹툰 속 이야기를 소설로 확장했다.
‘복마전’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오컬트 공포 장르 웹툰, ‘아카식’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담은 SF소설이다. 두 이야기 속 캐릭터는 겹치지는 않고, 거대한 세계관만 공유한다.
이 세계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확장될 예정이다.
텍스티 관계자는 “‘아카식’은 IP 확장의 시작”이라며 “‘교단 유니버스’는 전 세계,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가 준비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텍스티. 281쪽.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