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들 내 일처럼 기뻐해…올림픽·월드컵 열광 맞먹어”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강 작가가 한국인으로서 처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외동포 문학인들도 속속 ‘한강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14일 동포사회에 따르면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미국과 중국 등의 재외동포 문학인들은 주말 내내 온오프라인에서 노벨문학상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재외동포청 주최 ‘재외동포 문학상’에서 올해 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조성국 작가(미국)는 “물리적으로 모국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동포들은 내 일처럼 기뻐한다”며 “올림픽이나 월드컵의 열광에 맞먹을 정도라며 흥분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또 “수상 발표날 늦은 시간임에도 서로 축하 문자를 교환하기 바빴다”며 “작가에 대한 칭찬과 더불어 한글의 우수성, 한민족의 자부심 등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재외동포 문학상’ 단편소설 대상 수상자인 차준희 작가(중국)는 “문학에 대한 관심 여부를 떠나 재외동포들의 자부심이 높아졌다”며 “K팝과 드라마 등으로 한류가 중국에서도 위상을 떨쳤는데 이번에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옌롄커 작가의 수상이 불발돼 아쉬워한다”며 “중국어로 번역된 한강 작가의 책이 이미 꽤 많이 팔렸다고 하는데, 앞으로 중국 독자들이 더 많이 책을 구입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주한국문인협회(회장 오연희)는 재미시인협회(회장 고광이), 재미수필가문학가협회(회장 이현숙), 미주소설가협회(회장 홍영옥)와 함께 주말인 1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 내 강남회관에서 ‘한강 작가 작품 읽기’ 모임을 열었다.
오연희 회장은 “한국의 자랑이자 문학인의 기쁨인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모임을 준비했다”며 “한강 작가의 작품을 가져와 함께 읽고 작가와 관련된 추억이나 미담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괴테의 도시’로 유럽 문학의 중심지로 손꼽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한국을 방문 중인 동포들에게 귀국 시 반드시 한강 작가의 작품을 구해오라고 너도나도 요청하는 분위기다.
노미자 재독한국문인회장은 “해외 거주 한인 문학인들 모두의 기쁨이고 영광”이라며 “한강 작가의 작품을 함께 읽으면서 세계 정상에 우뚝 선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현지인들과도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 문인들 사이에서도 ‘한강 열풍’은 연일 화두였다.
장문영 재한동포문인협회장은 “한글로 작품 활동을 하는 문인으로서 다들 고무된 상태”라며 “어제 마침 재외동포청 후원으로 협회에서 주최한 시화전에 참석한 문인들 사이에서도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가장 화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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