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국 근현대 여성미술가 105명 조명 ‘그들도 있었다’

‘오직, 그림’·’스몰 스토어’

[나무연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그들도 있었다 = 윤난지 외 지음.

한국 근현대 여성미술가 105명의 예술세계를 정리한 책이다. 현대미술사를 연구하는 여성 연구자들의 모임인 ‘현대미술포럼’ 회원을 중심으로 외부 여성 연구자까지 53명이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을 필두로 회화와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문학을 총체적으로 활용하는 유현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여성 미술가들을 2권으로 나눠 조명한다.

1권에서는 근대기 미술에서 주목할 만한 선구자들로 시작해 그 후속세대로 1950년대 중엽 이후 회화와 조각 등에서 현대성을 추구했던 작가들, 이후의 추상 화가들과 한국화의 현대성을 모색한 작가들, 형식과 재료 실험을 통해 조각의 영역을 넓힌 작가들을 다룬다. 2권은 여성과 여성성을 탐구한 작가들과 형상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작가들,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해체하거나 몸에 주목한 작가들, 매체를 확장한 작가들을 살핀다. 한 작가의 작업 전반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글과 대표작 도판을 3점씩 실었다.

포럼의 대표인 윤난지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만든 작가 중에는 여성도 상당히 많이 ‘있었다’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20세기 한국미술가를 선별해 조명한 책에 등장하는 여성 미술가는 극소수”라며 “여성미술가의 수가 이렇게 희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의 예술적 재능이 부족해서일까?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라고 소개했다.

나무연필. 1권 496쪽, 2권 4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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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그림 = 박영택 지음.

미술평론가와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해 온 박영택 경기대 교수가 서양 미술사에서 획을 그은 회화 51점을 골라 소개한다.

이탈리아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된 1세기경의 프레스코화부터 키키 스미스(70)의 태피스트리 작품 ‘하늘’까지 여러 시대와 화풍을 아우르는 그림과 작가들을 담았다.

저자는 “서양미술사를 기술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서양미술사에서 회화만을 추리고 그중에서 최고의 회화 작품을 선별해보고 싶었다”면서 “나만의 서양 회화 수집 목록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음산책. 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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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몰 스토어 = 송광찬 지음.

사진가 송광찬이 어두운 밤에 홀로 불을 밝힌 작은 가게들을 촬영한 ‘스몰 스토어’ 연작들을 모았다.

‘스몰 스토어’ 연작은 여행하면서 만난 작은 가게들의 모습을 담으며 시작된 작업으로, 부모가 시장 한켠에서 운영하는 양품점에서 보냈던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과 연결된다.

“가게가 있던 시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 때 맡았던 갖은 냄새가 내겐 컬러 사진처럼 생생하다. 그러나 대형 마트와 아울렛(아웃렛) 쇼핑몰의 유행으로 작은 가게들은 쇠락했고 빛나던 개성도 세월 따라 바래는 것 같다. 나는 그런 변화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작은 가게들을 프레임 안에 담고 있다.”

에이치비 프레스. 96쪽.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