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오스카·칸 휩쓴 폴란스키 영화에서 주인공 손 대역
“쇼팽 생전 외모와 닮아” 평가 속 다른 영화에서 쇼팽 연기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200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칸 영화제 등을 휩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실제 연주를 맡았던 폴란드의 음악가 야누시 올레니차크가 7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레니차크의 가족은 언론에 성명을 통해 올레니차크가 지난 20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가족 측은 성명에서 “특히 프레데리크 쇼팽의 음악 해석에 있어서 그의 특별한 음악적 감각은 그에게 국제적인 명성과 인지도를 가져다주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1952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태어난 올레니차크는 1970년 18살의 나이에 제8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일부 평론가들은 그가 역시 폴란드 출신인 쇼팽의 생전 모습과 외형적으로도 닮았다는 평을 내놨는데, 이는 그가 이후 1991년 안드레이 줄랍스키 감독의 영화 ‘쇼팽의 푸른 노트’에서 쇼팽 역을 직접 연기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올레니차크는 이후 폴란스키 감독의 2002년작 ‘피아니스트’에 쓰인 피아노 음악을 직접 연주해 녹음했으며, 주인공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에서 손 대역을 맡기도 했다.
실존 인물인 폴란드 태생 유대인 피아니스트의 삶을 통해 나치의 홀로코스트 참상을 그린 이 영화는 개봉한 그 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각색상을 수상했으며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올레니차크는 폴란드에서 교사로도 일했으며 쇼팽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도 여러 차례 활동했다.
폴란드 국립 쇼팽 연구소 대변인은 올레니차크의 죽음에 직원들은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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