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코믹 연기로 인기…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1970∼90년대 할리우드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사랑받은 배우 테리 가르가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AP통신과 미 CNN 방송 등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르의 홍보 담당자는 가르가 이날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숨을 거뒀다고 언론에 밝혔다.
가르는 20여년 전 염증성 질환인 다발성경화증(MS)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유명한 코미디언 에디 가르의 딸인 그는 6세부터 무용을 배워 10대 시절 발레단에서 활동하다 1963년부터 할리우드 영화와 TV 시리즈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것은 1974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스릴러 영화 ‘컨버세이션’에서 주연배우 진 해크먼의 여자친구 역을 맡으면서였다.
이어 멜 브룩스 감독의 코미디 공포영화 ‘영 프랑켄슈타인'(1974)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미지와의 조우'(1977), 코미디 영화 ‘투씨'(1982)에서 인상 깊은 조연으로 인기를 끌었다.
‘투씨’로는 1983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배우 마이클 키턴과 함께한 가족 코미디 영화 ‘미스터 마마'(1983)에서는 주연급으로 활약하며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다.
1990년대에는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시즌 3∼4에서 ‘피비’의 친어머니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다소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코미디 연기로 유명했지만, 진지한 드라마 연기도 능숙하게 소화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2년에는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싶다면서 방송에 나와 자신의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그동안 연예계에서 그리 예쁘지 않다, 키가 크지 않다, 무언가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항상 들었지만, 나는 ‘내가 똑똑하고 재능이 있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며 “나는 항상 그렇게 할 수 있었고, 지금도 MS(다발성경화증)에 대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입양한 딸과 손자가 있다.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