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사자’ 이어 김해 폐쇄 동물원 외로운 독수리 청주로 떠났다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좁고 열악한 실내 시멘트 우리에서 비쩍 마른 채 홀로 지내던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 늙은 사자가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된 데 이어 동물원 폐쇄 후 짝을 잃고 혼자 남았던 수컷 독수리가 16일 청주동물원으로 떠났다.

독수리가 김해에서 청주동물원으로 옮기게 된 것은 멸종위기 2급이자 천연기념물로 문화재청으로부터 보호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해 해당 동물원 폐쇄로 인해 천연기념물인 독수리가 더는 보호받지 못하게 되자 문화재청은 관련 법에 따라 보호가 가능한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할 것을 행정명령했다.

김해시, 청주동물원, 동물보호단체 등은 이날 김해 동물병원인 아쿠아동물메디컬에서 독수리 건강상태 등을 점검하고 케이지 속에 안전하게 보호해 이송했다.

곽광원 김해시 문화유산관리팀장은 “천연기념물인 독수리는 법으로 보호받고 있어 정상적으로 지낼 수 있는 청주로 이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수리는 지난 15일 이 병원에서 1차 건강검진 등을 받고 김해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박양호 아쿠아동물메디컬 원장은 “독수리는 수컷으로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무리와 함께 지내면 한결 더 건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독수리는 폐쇄된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17년가량 된 암컷 독수리와 함께 합방해서 살았는데 한 마리는 지난 8월께 죽어 혼자서 외롭게 지내왔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1차 검진을 마친 독수리는 맨눈으로 봐도 건강해 보이는 것 같고 청주에서 다시 좀 더 정밀하게 건강검진을 할 계획”이라며 “청주동물원엔 친구가 될 무리 독수리들이 있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잘 적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김해에서 지내다 지난 7월 청주로 간 ‘갈비사자’에 대한 근황을 묻자 “살이 붙고 활발하고 건강한 상태”라고 알려줬다.

choi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