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송어 확산 실태 최초 검증…환경 정책 허점·인간에 대한 고민 조명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KBS는 소양강의 브라운송어를 매개로 한 인간과 환경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은 소양강댐 건설 50주년 기념 특별기획 ‘갈색 이방인’을 오는 28일 오후 7시 40분 1TV를 통해 방영한다.
다큐멘터리는 ‘생태계교란종은 정말 생태계의 적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됐고, 그 해답을 찾는 여정의 출발점은 소양강과 브라운송어였다.
소양강은 우리나라 최대의 사력댐이 있는 하천이자 3대 생태계교란종(블루길, 배스, 브라운송어)이 모두 발견되는 국내 유일의 하천이다. 특히 갈색 송어라고도 부르는 브라운송어는 소양강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양강은 우리 하천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생태계 교란을 겪고 있었다. 브라운송어는 불과 3년 만에 세력권을 2배 이상 넓혔고, 소양강에서 잡힌 민물고기의 40% 이상은 외래종이었다. 게다가 소양강의 종 다양성은 다른 하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과학적 분석도 나왔다. 소양강 최상류의 멸종위기종 서식처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무지개송어와 떡붕어, 왕우렁이, 가마우지까지 외래종들이 우리 하천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소양강에만 산다고 알려졌던 브라운송어는 동해안 확산 가능성 있다는 DNA 분석 결과도 나왔다.
문제는 인간이었다. 잡아먹기 위해, 혹은 재미로, 이도 저도 아니면 무지로 끊임없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환경정책은 허술하기만 했다. 교란종 지정의 기준은 환경이 아니라 산업이었고, 교란종 수매 사업은 어민 소득 보장 사업이었다.
제작진은 10달 동안의 생태계 촬영, eDNA(환경유전자) 분석, 인공위성 기상자료 분석, 한일 어류 전문가 자문을 통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고, 그 과정을 수중 영상으로 풀어냈다.
그러면서 생태계 교란의 원인을 제공한 인간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제작진은 27일 “소양강의 3대 교란종은 물론이고 가시고기와 열목어 같은 멸종위기의 토종까지 망라하는 다양한 민물고기를 영상에 담았다”며 “브라운송어의 주 서식지인 소양강댐 방류구의 수중 생태를 댐 건설 이후 처음으로 촬영했고, 브라운송어의 확산 실태도 방송 사상 처음으로 검증했다”고 말했다.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