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스타 그룹은 재결합할 수 있을까…애니 ‘트롤 3’

애니메이션 영화 ‘트롤: 밴드 투게더’ 속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난 존 도리야. 브랜치의 형.”

왕실의 결혼식을 구경 중이던 브랜치(목소리 연기 저스틴 팀버레이크)에게 느닷없이 웬 트롤 하나가 다가와 엉덩이를 찰싹 때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브랜치에게 형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여자친구 파피(애나 켄드릭)는 존과 반갑게 인사하지만, 브랜치는 수십 년 만에 만난 그가 달갑지 않다.

브랜치에게는 존 말고도 소식을 끊고 사는 다른 형제들이 있다. 이들은 과거 ‘브로존’이라는 보이그룹으로 활동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투어 첫 공연을 망친 뒤 싸움이 나면서 그룹은 해체됐다. 그때부터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걸었고, 집에 홀로 남겨진 막내 브랜치는 형들을 원망하며 지냈다.

존은 형제 중 넷째이자 브로존의 메인 보컬 플로이드(트로이 시반)가 납치됐다는 사실을 브랜치에게 알린다. 그를 구하기 위해서는 브로존 최고의 화음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브랜치는 헤어진 형제들을 만나 플로이드를 구출하기로 결심한다. 파피도 이 여정에 동행하면서 모험이 시작된다.

애니메이션 영화 ‘트롤: 밴드 투게더’ 속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애니메이션 시리즈 ‘트롤’의 가장 큰 매력은 귀여운 캐릭터와 트렌디한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월트 도른·팀 헤이츠 감독이 연출한 3편 ‘밴드 투게더’ 역시 이런 매력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이번에는 아예 보이그룹을 등장시켜 트롤들의 ‘칼군무’까지 보여준다. 브로존이 왕년의 스타로 설정된 만큼, 1990년대 디스코 느낌이 물씬 나는 팝으로 배경 음악을 채웠다. 뉴 키즈 온 더 블록, 백스트리트 보이즈 같은 ‘그 시절 오빠들’의 향수를 몰고 온다.

브랜치 역을 맡은 팀버레이크가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했다. 팀버레이크가 과거 활동했던 그룹 엔싱크(*NSYNC)의 신곡도 들을 수 있다. 엔싱크는 ‘트롤 3’를 위해 22년 만에 재회해 삽입곡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를 내놨다. 극 중 브로존의 이야기가 영화 밖에서도 실현된 셈이다.

영화는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애니메이션답게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는다. 오랜 세월을 등지고 살던 형제들이 화해하고 완벽한 하모니를 선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다.

다만 평면적인 스토리 탓에 몰입감은 떨어진다.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변화를 시도했지만, 1·2편과 비교해 특출난 장점은 보이지 않는다.

오는 20일 개봉. 91분. 전체 관람가.

애니메이션 영화 ‘트롤: 밴드 투게더’ 속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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